회담장 北 좌석엔… 김정은 옆 김영철, 이선권·박영식도 거론

입력 2018-04-26 05:00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마주앉을 정상회담장 내부가 25일 공개됐다. 전체적으로 원형 탁자라는 인상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둥근 라운드형 테이블이 사각 테이블 있던 자리를 대신하게 된 것이 이번 새 단장의 가장 큰 특징이라 할 수 있다. 뉴시스

이용호·김여정 배석도 유력… 이설주는 만찬에 나올 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7일 남북 정상회담장에 ‘대남 실세’들을 총동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남북 간 군사적 긴장완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군부 인사가 회담장에 나타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과 구면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김 위원장 부인 이설주도 함께 판문점으로 내려올 가능성이 크다.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의 가장 가까운 자리에 앉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영철은 2010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당시 정찰총국장을 맡은 강경파다. 하지만 1980년대 후반부터 남북 대화에 관여해 온 군부 내 대남통이다. 그는 지난달 말 북·중 정상회담 때도 김 위원장 바로 옆에 앉아 남북 관계는 물론 외교정책에도 관여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2000년과 2007년 남북 정상회담에서도 당시 통전부장이었던 김용순과 김양건이 유일한 배석자로 나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보좌했다.

이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도 참석할 가능성이 크다. 조평통은 통전부 지휘에 따라 움직이는 대남 실무기관으로 우리 정부의 통일부와 짝을 이룬다. 이선권 역시 군 출신 대남통으로 2006년부터 남북 군사 분야 회담에 얼굴을 비쳤다. 그는 김영철의 최측근이다.

박영식 인민무력상도 거론된다. 비무장지대(DMZ) 내 중화기와 감시초소(GP) 철수 등 남북 간 군사적 긴장완화를 구체적으로 논의하기 위해서다. 박영식이 회담장에 나올 경우 우리 측에서는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상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남북 정상회담 자리에 외교관을 내보낼지는 불투명하다. 과거에는 남북 대화에 외교관이 끼지 않는 게 관례였다. 하지만 이번 회담에서 우리 측은 비핵화 논의를 위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공식수행원 명단에 넣었다. 때문에 김 위원장이 강 장관을 염두에 두고 이용호 외무상을 대동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북·미 대화와 핵 협상에 전문성이 있는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배석할 수도 있다.

올해 초부터 대남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김여정도 유력 배석자로 꼽힌다. 회담 뒤 열리는 문 대통령 주재 환영만찬에 이설주가 등장해 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와 만난다면 남북 관계 역사상 최초로 ‘영부인 외교’가 펼쳐지게 된다. 김 위원장 최측근인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은 담당 분야가 의전이어서 정상회담 테이블에는 배석하지 않을 수도 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