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채금리 3% ‘철렁’… 글로벌 증시 ‘출렁’

입력 2018-04-25 18:34 수정 2018-04-25 22:13

美 금리 급등 3% 터치… 다우지수 1.7% 넘게 하락
外人 “팔자”에 코스피 15P↓ 주식·원화·채권 트리플 약세 “단기 충격 그칠 수도”


지난 2월 글로벌 증시 급락을 촉발했던 미국 국채 금리가 또 시장을 흔들었다. 국채 금리가 장중 심리적 저지선이었던 3%를 터치하면서 글로벌 증시가 하락했다.

미 국채 금리의 우상향 추세는 증시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4거래일간 약 2조원을 순매도했다. 당분간 증시에 보수적인 관점을 유지하되 금리 상승기에 혜택을 볼 수 있는 에너지, 소재, 금융 업종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24일(현지시간) 장중 3%를 넘어섰다. 2014년 1월 3일 이후 처음이다. 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이 여파로 1.74% 하락했다.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시장의 금리 수준을 가늠하는 기준이다. 금리 상승은 기업의 대출 비용을 증가시켜 증시를 위축시킬 수 있다. 신흥국에 투자된 자금이 금, 달러 같은 안전자산으로 이동할 수 있어 국내 증시에도 악재다.

25일 국내 금융시장에서는 주식, 원화 가치, 채권 가격이 모두 내리는 ‘트리플 약세’ 현상이 나타났다. 코스피지수는 0.62% 하락한 2448.81로 마감했다. 장중 2430선까지 밀렸지만 개인이 적극 매수에 나서며 낙폭을 줄였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7529억원, 66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7626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매도 규모는 2013년 6월 21일(8009억원) 이후 최대다. 전자전기 업종에서만 5126억원을 순매도했다. 원·달러 환율은 3.8원 오른 1080.6원으로 마감했다(원화 가치 하락). 국채 금리도 일제히 올랐다(채권 가격 하락).

아직까진 이번 충격이 일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SK증권 하인환 연구원은 “금리가 어느 수준이 돼야 주식시장에 직접 영향을 주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3%는 심리적 저항선일 뿐이고, 심리적 영향은 단기 충격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증시에서는 27일 열릴 남북 정상회담이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금리 상승을 감안해 투자 전략을 변경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한국투자증권 김대준 연구원은 “경기가 좋고 금리가 오르는 구간에선 에너지, 소재, 산업재 업종의 매력이 부각된다”며 “정보기술(IT), 헬스케어 등은 금리 상승 구간에 부진해왔기 때문에 보수적인 관점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고배당주도 주의해야 할 대상으로 꼽혔다. 시장금리가 계속 오르면 배당수익률을 넘어설 수 있어 배당주의 매력은 반감된다. 김 연구원은 “고배당주인 통신, 유틸리티 업종이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