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너 신상근 ‘꿈의 무대’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 데뷔

입력 2018-04-25 21:31
사진=뉴시스

테너 신상근(44·사진)이 성악가들에게 ‘꿈의 무대’로 통하는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메트)에 정식 데뷔했다. 신상근은 23일(현지시간) 메트에서 공연한 프랑스 작곡가 샤를 구노의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주인공 로미오 역을 맡았다. 그간 메트 무대에 선 한국인 테너도 많지 않지만, 백인 남성이 독점하다시피 하던 로미오 역을 맡은 것은 더 드문 일이다.

세계 3대 테너로 불리는 플라시도 도밍고가 지휘봉을 든 이날은 다음 달 12일까지 공연하는 작품의 개막일이었다. 원래 이 역을 맡을 예정이었던 미국 테너 찰스 카스트로노보가 건강 이상을 보이자 신상근이 지난주부터 그를 대신해 리허설에 참여했고, 캐스팅 디렉터 등으로부터 신뢰를 얻으며 본 공연까지 책임지게 됐다. 공연 후 “그냥 연습 한번 잘 끝낸 것 같다”고 소감을 밝힌 신상근은 “메트에서 동양인에게 로미오 역을 준 건 처음이라고 들었다”고 전했다.

한양대 출신인 신상근은 독일 칼스루에 바드 국립극장과 하노버 국립극장의 전속 솔리스트를 거쳤다. 2015∼2016 시즌 ‘라보엠’ ‘로미오와 줄리엣’ ‘타이스’ 등 세 차례 메트 무대에 커버(대역)로 출연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국립오페라단 ‘보리스 고두노프’ 등에 출연했다.

권준협 기자 ga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