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담의 모든 과정이 하나님의 계획 속에서 진행되기를 바랍니다.”
전화기 너머 들리는 임현수(63·캐나다 토론토 큰빛교회 원로) 목사의 음성은 차분했다. 한국계 캐나다인인 임 목사는 북한에 31개월간 억류됐다가 지난해 8월 초 극적으로 풀려났다. 앞서 그는 20년 가까이 북한을 드나들며 인도적 대북 지원 활동을 펼쳐오다 2015년 1월 북한 당국에 체포돼 무기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현재 캐나다 토론토에 머물고 있는 임 목사는 25일 국민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남북 간 대화와 교류 없이는 서로 간 관계 개선이나 통일도 불가능할 것”이라며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양측의 대화와 교류가 활성화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여러 부분에 있어서 물론 걱정과 우려가 있는 부분도 있지만 모쪼록 회담이 잘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의 발언에서 자칫 정치적인 해석이 가미되지는 않을지 무척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가 느껴졌다.
이번 회담을 바라보는 캐나다 현지 한인 동포 및 교계 분위기도 일부 감지됐다. 임 목사는 “교포 사회는 다소 보수적인 경향이 있어 담담한 분위기”라며 “많은 교회들이 이번 회담을 위해 기도에 동참하고 있다”고 전했다. 과거 북한 정권이 보여 온 기만적 행태가 되풀이되는 건 아닌지에 대한 우려 같았다.
임 목사는 지난달 서울에서 ‘통일전문가 연합네트워크’ 첫 모임을 가졌다. 그에게 이 활동은 북한 구호 및 선교 활동을 통해 통일운동에 본격 나선다는 의미가 있다. 특히 통일운동에 나서면서 그가 한국교회에 강조하는 메시지가 있다. “회개 운동에 나서자”는 것이다.
그는 “남북 정상회담뿐만 아니라 평화 통일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뜻으로만 밀어붙이려고 하면 여러 난관이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그래서 기도할 수밖에 없으며, 그 가운데 하나님이 가장 바라는 건 회개”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교회와 목회자, 성도들이 성경 속 니느웨 백성처럼 죄악에서 떠나는 회개운동에 함께 나서자”고 강조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남북정상회담] 임현수 목사 “통일의 출발점은 회개”
입력 2018-04-26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