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부터 의미심장하다. 책 제목은 공동저자인 국제예수전도단(YWAM) 국제대학사역 어드바이저 홍장빈 목사와 박현숙 뷰티풀워십 설교담당 간사 부부가 홍 목사 어머니의 임종 이후 깨달은 점을 토대로 지었다.
어머니의 소원은 홍 목사의 형인 큰아들이 예수를 믿어 온 가족이 가정예배를 드리는 것이었다. 하지만 노모의 기도는 눈감는 날까지 이뤄지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형은 박 간사에게 ‘삼우제’를 요청한다. 선교단체 사역자 부부가 제사를 지내야 하는 곤란한 상황을 맞은 것이다.
‘어머니는 예수님 믿고 천국에 가셨는데 제사라니….’ 어머니의 병환을 계기로 13년 만에 형과 화해한 터라 무턱대고 거절하기도 어려웠다. 삼우제 하루 전까지 종일 기도에 매달린 박 간사는 당일 오전 제사 음식을 손수 준비한다. 그리고 집에 있던 성경책을 모두 꺼내 와 제사 장소인 형의 집으로 간다.
일가친척이 모여 제사 준비를 시작하던 그때, 반전이 일어난다. 형이 어머니 임종 전 영상을 보자고 제안한 것이다. 온 가족이 둘러앉아 보는 영상에서 췌장암을 앓던 어머니는 평생 기도해 왔던 소원을 유언으로 남긴다.
영상이 끝난 후 찾아온 적막을 깬 건 박 간사였다. ‘어머니의 유언대로 가정예배를 드리자’며 성경책을 가져오자 교회에 다니지 않는 가족도 자연스레 예배를 드렸다. 어머니의 평생소원 중 하나인 온 가족 가정예배가 이렇게 이뤄진 것이다. 이때 부부는 깨닫는다. ‘사람은 죽어도 기도는 죽지 않고 살아서 응답된다’는 것을.
본문에는 저자 부부의 사례처럼 오랜 간구로 가족을 구원으로 이끈 사례들이 여럿 등장한다. 아버지와 사별하고 몇 년 뒤 새아버지와 재혼한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자 피 한 방울도 안 섞인 양부모에게 자란 K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K는 반기는 이 하나 없는 집에서 허드렛일을 하며 가족을 섬기고, 복음을 전하며 기도한 끝에 결국 온 가족을 교회로 이끈다.
저자는 이를 ‘기도로 벽을 깬 사례’로 소개한다. 말로 복음을 전하는 것도, 선행으로 예수를 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최종적으로 마음의 벽을 무너뜨리는 건 기도라는 것이다.
이를 위한 방법으로는 ‘중보기도 5단계’를 제시한다. ‘찬양과 감사로 시작한다’ ‘묶고 풀며 기도한다’ ‘소망의 그림을 그리며 기도한다’ ‘성령을 의지하며 간절히 구한다’ ‘축복하며 믿음으로 선포한다’는 주제 순으로 단계를 나눠 해야 할 일과 기도제목을 제안한다.
각 단계 마지막엔 ‘적용’을 달아, 가족 구원에 앞서 스스로의 신앙을 돌아보면서 가족을 위한 기도제목을 정리하도록 돕는다. 그럼에도 기도를 시작하기 막막한 이들을 위해 책 말미엔 5단계에 맞춘 ‘가족을 위한 기도문’까지 친절하게 실었다. 기도문에는 ‘아버지 구원을 위한 기도’ ‘시댁을 위한 기도’ ‘미래의 배우자를 구하는 기도’ ‘결혼한 자녀의 가정과 손주를 위한 기도’ 등 전 세대를 두루 포괄하는 내용이 담겼다.
저자 홍 목사는 24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30여년간 대학생 사역을 하면서 가족 구원을 기도하는 이들이 적지 않아 이들을 돕다 생긴 노하우를 정리했다”며 “가족 구원은 가족을 향한 최고의 사랑 표현인 만큼 포기하지 않고 기도해서 결실을 맺기 바란다”고 말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어머님의 평생 기도, 결국 기적을 만들다
입력 2018-04-26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