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에서 발생한 중국인 관광객 교통사고 사망 사건에 대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발 벗고 나섰다. 이는 최근 회복되는 북·중 우호관계에 이번 사건이 악재가 되는 것을 차단하고, 오히려 상호 신뢰를 돈독히 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지난 23일 오전 6시30분 북한 주재 중국대사관을 방문해 사고에 대해 위로의 뜻을 표하고 “최대의 성의를 다해 후속 조치들을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24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같은 날 저녁 부상자들이 입원한 병원도 찾았다. 노동신문은 1면에 김 위원장이 침통한 얼굴로 리진쥔 북한 주재 중국대사와 대화하는 모습, 흰색 가운을 걸치고 병실을 찾아 부상자를 위로하는 장면 등 사진 4장을 게재하며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리 대사에게 “가슴이 아프다. 유족 마음의 상처를 위로하기 위해 최대한의 성의를 다해 대응할 것”이라고 약속했고, 리 대사는 “김 위원장이 북·중 우호관계를 얼마나 중시하고 있는지 다시 실감했다”고 답했다. 북한 언론이 김 위원장의 외국 대사관 방문이나 외국인 부상자 문병을 보도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김 위원장이 직접 중국대사관에 와서 위문하고 시 주석과 사상자 유족에게 진심어린 위로를 전했다”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앞서 지난 22일 밤 황해북도에서 관광버스가 전복돼 중국인 32명과 북한 주민 4명이 사망하고 중국인 2명이 다쳤다. 시 주석은 사고 직후 북한 주재 중국대사관에 “즉각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고 북한 유관당국과 협조해 전력을 다해 사고 수습 업무를 잘 처리하라”고 지시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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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서 중국인 교통사고 사망… 김정은·시진핑 직접 나섰다
입력 2018-04-25 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