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서 중국인 교통사고 사망… 김정은·시진핑 직접 나섰다

입력 2018-04-25 05:05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3일 교통사고로 다친 중국인 관광객들이 입원해 있는 병원을 찾아 부상자를 위로하고 있다. 전날 황해북도에서 중국인 관광객을 태운 버스가 전복돼 중국인 32명과 북한 주민 4명이 숨지고 중국인 2명이 다쳤다.노동신문 제공

최근 북한에서 발생한 중국인 관광객 교통사고 사망 사건에 대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발 벗고 나섰다. 이는 최근 회복되는 북·중 우호관계에 이번 사건이 악재가 되는 것을 차단하고, 오히려 상호 신뢰를 돈독히 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지난 23일 오전 6시30분 북한 주재 중국대사관을 방문해 사고에 대해 위로의 뜻을 표하고 “최대의 성의를 다해 후속 조치들을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24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같은 날 저녁 부상자들이 입원한 병원도 찾았다. 노동신문은 1면에 김 위원장이 침통한 얼굴로 리진쥔 북한 주재 중국대사와 대화하는 모습, 흰색 가운을 걸치고 병실을 찾아 부상자를 위로하는 장면 등 사진 4장을 게재하며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리 대사에게 “가슴이 아프다. 유족 마음의 상처를 위로하기 위해 최대한의 성의를 다해 대응할 것”이라고 약속했고, 리 대사는 “김 위원장이 북·중 우호관계를 얼마나 중시하고 있는지 다시 실감했다”고 답했다. 북한 언론이 김 위원장의 외국 대사관 방문이나 외국인 부상자 문병을 보도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김 위원장이 직접 중국대사관에 와서 위문하고 시 주석과 사상자 유족에게 진심어린 위로를 전했다”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앞서 지난 22일 밤 황해북도에서 관광버스가 전복돼 중국인 32명과 북한 주민 4명이 사망하고 중국인 2명이 다쳤다. 시 주석은 사고 직후 북한 주재 중국대사관에 “즉각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고 북한 유관당국과 협조해 전력을 다해 사고 수습 업무를 잘 처리하라”고 지시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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