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조자 꿈도 꾸지마… SKT “블록체인 실명제 도입”

입력 2018-04-25 05:05
24일 오전 서울 중구 SK텔레콤 기자실에서 오세현 SK텔레콤 블록체인사업개발 Unit장이 SK텔레콤 블록체인 사업방향 관련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SK텔레콤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댓글 조작’을 예방할 수 있는 디지털 실명제 서비스를 선보인다.

오세현 SK텔레콤 블록체인사업개발유닛장은 24일 서울 중구 SK텔레콤 기자실에서 열린 ‘뉴 ICT 포럼’에서 블록체인 사업 청사진을 밝혔다. 오 유닛장은 “블록체인은 거래자끼리 믿고 직접 물건을 사고팔 수 있게 만드는 기술”이라며 “SK텔레콤은 블록체인을 접목한 본인인증·거래지불 플랫폼 사업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디지털 공공 장부로도 불리는 블록체인은 각종 거래 데이터를 일종의 묶음(블록) 형식으로 분산·저장해 거래에 참여하는 사람들과 공유하는 기술이다. 데이터를 중앙 서버 한 곳에 모아놓지 않아 해킹과 위·변조 위험이 적고, 은행 등 제3의 중개기관 없이도 거래가 가능한 게 장점이다.

SK텔레콤은 기존의 아이핀(인터넷 상의 개인식별번호)이나 공인인증서를 대체할 수 있는 블록체인 실명제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다. 이 서비스가 상용화되면 복잡한 인증 절차 없이 스마트폰 터치 몇 번으로 본인인증을 할 수 있게 된다. 오 유닛장은 “댓글을 다는 사람들이 모두 실제 자신이라는 걸 증명하고 댓글을 쓰게 되는 셈”이라며 “(여러 아이디를 빌려) 댓글을 양산할 수 있는 지금과 달리, 실명을 걸고 댓글을 쓰게 되는 거라 신뢰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블록체인 실명제를 도입한다고 해서 무조건 실명으로 댓글을 쓰는 건 아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블록체인으로 본인인증을 하도록 만들고 나서 익명 아이디를 쓰게 할지 실명을 쓰게 할지는 인터넷 사업자의 몫”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SK텔레콤은 연말까지 모든 은행 계좌나 마일리지 등 금융·비금융 자산을 하나로 관리하는 블록체인 지불 서비스를 공개할 계획이다. 또 행정 지원 등을 통해 블록체인 사업에 진출하는 스타트업(초기 벤처기업)의 육성을 돕고 수수료나 지분 등 대가를 받는 플랫폼을 구축한다. 자체 가상화폐 발행 계획은 없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