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아파트 시장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8·2 부동산대책 후속조치로 대구 수성구가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됐지만 인근 지역에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매매와 청약 시장 모두 과열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24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7년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 총액 규모 170조원 가운데 대구는 거래 총액 10조원을 기록해 서울(61조원), 경기(48조원)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인구 및 시장 규모가 대구보다 큰 부산과 인천이 각각 9조원대에 머물러 대구는 관련 조사 이래 처음으로 지방 아파트 시장에서 거래 총액 1위를 차지했다.
실거래가도 수도권에 버금가는 가격상승을 보였다. 지난달 대구 수성구 범어동에 위치한 범어SK뷰 전용면적 84㎡는 8억4500만원에 거래돼 같은 달 서울 중구 남산타운 아파트 같은 평형(8억5000만원)과 비슷한 가격을 형성했다. ‘대구의 강남’ 수성구 아파트 값이 서울 강북 지역 아파트 값에 육박할 정도로 시장 과열이 뜨거운 상황이다.
매매거래뿐 아니라 청약시장에서도 전국 최고 수준의 열기를 보이고 있다. 수성구 투기과열지구 지정과 광역시 민간택지에 대해 전매제한조치 등 규제 강화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9월 이후 19만명 이상 청약자가 몰려 대구는 전국 최고 수준(56.1대 1) 청약률을 기록했다.
이 같은 대구 아파트 시장의 상승세는 1차적으로는 수요 대비 신규 공급이 부족했던 지역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투기과열지구 지정에도 불구하고 조정대상지역에서는 제외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규제를 받지 않는 점도 규제 폭탄을 피해 부산 부동산 시장을 이탈한 투자 수요 흡수에 도움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실거래량 증가보다는 가격상승으로 거래 총액이 불어났다는 점에서 ‘거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고공행진 대구 아파트시장, 부산 제쳤다… 거래총액 10조 돌파
입력 2018-04-25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