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 구디슨 파크에서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에버턴과 뉴캐슬 간의 경기에서 에버턴의 주장 필 자기엘카는 작은 트로피 모양의 로봇을 들고 그라운드에 나타났다(사진). 다른 선수들이 에스코트 어린이들과 손을 잡고 들어서는 모습과 달랐다.
이 로봇은 노르웨이의 한 업체가 각종 질병 등으로 이동에 불편을 겪어 외출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만든 텔레프레즌스(telepresence·원격실재) 로봇 ‘AV1’이다. 에버턴의 팬인 14세 소년 잭 맥린덴은 이 로봇을 통해 가상 나들이를 즐기며 선수들과 함께했다.
카메라와 스피커, 마이크가 장착된 AV1은 리버풀에 사는 잭과 연결돼 있었다. 잭은 경기에 앞서 선수 대기실에선 에버턴 선수들과 대화를 나눴고, 자기엘카와 함께 3만9000명 관중이 자리한 구디슨 파크의 한가운데에 섰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스 등 현지 언론은 이날 “각종 질환으로 인해 호흡 보조기와 휠체어에 의존하는 등 이동에 어려움을 겪는 잭이 가상으로나마 에버턴의 홈구장을 찾았다”고 전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
14세 환아 위해 ‘가상 마스코트’ 들고 입장한 에버턴의 자기엘카
입력 2018-04-24 2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