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 도우려 회사 임시직으로 일하다가… 뇌사 상태 빠진 농촌교회 사모 위해 기도를

입력 2018-04-25 00:00 수정 2018-04-25 09:25
조한우(산청 칠정교회) 목사가 24일 뇌출혈로 쓰러져 43일째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는 이애성 사모의 손을 잡고 기도하고 있다.

┃경남 산청 칠정교회 이애성 사모

“어제가 당신 생일이었는데 미역국도 못 끓여줬네. 그동안 고생했으니 지금은 푹 쉬어요. 그리고 개운하게 일어나요.”

조한우(56·경남 산청 칠정교회) 목사가 서울 영등포구 성애병원 병상에 누운 사모 이애성(50)씨의 손을 잡은 채 말했다. 뇌수술을 위해 머리뼈를 잘라낸 부위를 한참 동안 어루만졌지만 이씨는 남편 말에 대답하지 못했다.

이렇다 할 병치레 한 번 없던 이씨는 지난달 12일 급성 뇌출혈로 쓰러진 뒤 43일째 의식불명 상태다. 조 목사는 “아내가 목회를 돕기 위해 인근 식품회사에 임시직으로 일하면서 직원들의 출퇴근 차량을 운전했는데 퇴근길 운전석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며 “병원에서 ‘오늘 밤을 넘기기 힘들다’는 얘기까지 들었는데 숨이 붙어 있는 것만도 감사할 뿐”이라고 했다.

서울대병원으로 옮긴 이씨는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지만 뇌 숨골에서 발생한 출혈량이 많고 이 과정에서 우뇌가 손상돼 의식을 찾더라도 정상적으로 생활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녹록지 않은 농촌지역 목회환경에서도 16년째 섬겼던 칠정교회 사역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조 목사는 평일엔 아내를 간병하고 토요일 밤차로 내려가 주일예배를 인도한 뒤 다시 서울로 올라오는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조 목사는 “목욕·이발 봉사, 병원 진료가 필요한 어르신의 발이 돼 드리는 활동이 주중 내내 이뤄지는데 교회의 돌봄이 필요한 분들에게 오히려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출석 성도 15명에 불과한 농촌 미자립교회 목회자가 감당해야 할 경제적 부담도 크다. 수술비 입원비 등 지금까지 대출을 받아 지출한 비용만 1200여만원. 두개골 봉합수술비와 간병비 등 준비해야 할 비용도 만만치 않다.



김기중 한국농어촌선교단체협의회 사무총장은 “목회자와 사모가 열과 성을 다해 어르신들을 섬기고 두 아들은 서울 명문대에 다니며 매주 고향교회를 찾아 청소년 공부방을 도왔다”며 “사모와 사역의 회복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농협 100080-55-002326 예금주 ㈔한국농선회).

글·사진=최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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