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까지 3년 연속 꼴찌에 머물렀던 KT 위즈는 올 시즌 강력한 타선을 앞세워 반등을 노리고 있다. 23일 현재 KT의 팀 타율은 0.293로 KIA 타이거즈(0.301)에 이어 리그 2위다. KT 타선의 중심에는 되살아난 장타를 무기로 팀에 헌신 중인 베테랑 유한준(37)이 있다. 팬들은 ‘무한준(무한대의 활약을 펼치는 유한준) 모드’가 계속 이어지기를 바라고 있다.
유한준은 2016 시즌을 앞두고 고향 수원을 연고지로 하는 KT에 새 둥지를 틀었다. 2004년 현대 유니콘스에서 데뷔한 뒤 넥센 히어로즈를 거친 그는 “고향 팀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해왔다.
KT 유니폼을 입을 당시 유한준은 최전성기였다. 2014년 넥센에서 타율 0.316로 프로 데뷔 첫 3할 타율에 성공했다. 이듬해 139경기에 나서 타율 0.362(2위) 188안타(1위)로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유한준 박병호 윤석민 강정호 등으로 꾸려진 넥벤져스(넥센+어벤져스)의 초기 멤버이기도 했다.
유한준은 지난 두 시즌 동안 3할 타율(0.336, 0.306)을 유지하며 꾸준한 성적을 냈다. 다만 KT가 탈꼴찌 도전에 실패하면서 크게 빛을 보지는 못했다. 장타율이 하락세인 점도 아쉬움으로 남았다. 넥센 시절인 2015년 0.579인 장타율은 2016년 0.493에 이어 지난해 0.436으로 내리막을 탔다.
올 시즌 유한준은 불타는 타격감을 뽐내고 있다. 초반이긴 하지만 시즌 타율은 0.417로 리그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다. 타율은 물론 안타(35개), 타점(23타점), 장타율과 출루율을 더한 OPS(1.111)까지 모두 팀 내 1위를 차지했다.
특히 팀이 득점 기회를 잡았을 때 더욱 강한 면모를 보여주면서 형님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유한준의 시즌 득점권 타율은 0.435. 최근 10경기로 국한하면 0.487나 된다. 지난주 치른 6경기에서는 득점권에서 6타수 6안타를 때려냈다. 올해 6개의 홈런을 때려낸 유한준은 멜 로하스 주니어(7개), 박경수(6개)와 더불어 KT의 강력한 거포라인을 구축했다.
유한준은 신생팀 KT 이적 후 경험이 부족한 후배들을 이끌며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적잖은 부담이 있었다. 하지만 “기회가 오면 언제 어디서든 해결해야 한다”는 투철한 책임감은 유한준을 ‘무한준’으로 만든 힘이 됐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불타는 타격감 유한준, 마법사들 ‘강력 타선’ 이끈다
입력 2018-04-24 1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