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는 서울대, 광주에는 광주대가 있다’.
광주대가 지방분권 시대를 앞두고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1980년 설립된 광주경상전문대학을 모태로 한 이 대학은 1989년 종합대학으로 승격한 이후 지명을 딴 광주대로 교명을 바꾸고 지역맞춤형 창업선도대학으로 꾸준히 성장해왔다.
지역 창업 플랫폼 구축
광주 남구 효덕로 277에 자리한 광주대는 올해부터 대학의 중장기발전계획인 ‘GU VISION 2035’를 토대로 지역사회·산업계와 동반성장을 꾀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에 착수했다. 중소벤처기업부 창업선도육성사업 주관대학으로서 청년 창업 분위기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
주력분야는 지역 전략산업과 연계한 IT자동차·금형, 광융복합·신재생에너지, 에어가전·생활로봇 등이다. 광주대는 지역경제를 이끌 창업가 발굴과 창업 활성화를 위해 광주과학기술원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이를 통해 광주대는 특성화 분야인 디자인과 마케팅 분야를, 광주과학기술원은 기술 분야에 역량을 쏟고 있다. 광주지역 내 기술 창업 플랫폼이 되려는 노력이다.
창학 38년간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한 이 대학 창업지원단은 창업 아이템의 사업화와 경쟁력 확보에 매달리고 있다. 기술력을 보유한 지역 내 청년 창업 기업을 집중 육성하는 것이다. 지난해의 경우 교내·외 창업 프로그램, 강좌 연계, 지역 우수 창업아이템 보유자(기업), 기술융합 스카우트 추천 등을 통해 25개 팀을 발굴했다.
선정된 팀은 단순한 재정 지원에 머물지 않고 특화된 창업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창업자 보육 역량 강화 등 체계적인 사후 관리로 사업 지속성을 높이고 있다. 창업아이템 사업화 대상 기업인 ㈜딥매디는 스마트폰을 활용한 건강 진단기로 제6회 정주영 창업경진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이후 포털기업 네이버로부터 5억원의 투자를 받는 성과를 거뒀다.
창업지원단은 더 나아가 광주·전남중소벤처기업청과 광주시, 광주 남구청 등과 함께 창업지원기관 콘퍼런스, 창업 주간 행사, 남구 취업·창업박람회, 벤처투자경진대회 등을 개최해 지역 내 창업 활성화에 큰 몫을 감당하고 있다.
이와 함께 창의적 아이디어와 창업 마인드 확산 차원에서 일반인·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생활 속 기술융합 창업경진대회’, 초·중학생 대상인 ‘꿈나무 창의아이디어 경진대회’, 고교·대학생 대상의 ‘글로벌 비즈쿨 창업경진대회’ 등을 해마다 열고 있다. 지난해 기술융합 창업경진대회에는 15개팀, 꿈나무 창의아이디어 경진대회에는 22개팀, 비즈쿨 창업경진대회에는 33개팀이 참가해 혁신적 기술 아이템을 다수 선보였다.
지역 기업과 동반성장
광주대는 창의적 인재 육성과 함께 지역 중소기업·스타트업 기업의 연구 역량 강화에 힘쓰고 있다. 이를 위해 학과 중심의 교육 경계를 뛰어넘어 인문학과 상상력, 첨단 기술이 융합된 교육체계를 선보였다. 대학 내 호심관 500여㎡에 융합인재 교육센터인 ‘판타지 랩’(Fantasy Lab)을 운영 중이다.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과 협업한 이곳은 예술·문화·첨단공학(ART, CULTURE& TECHNOLOGY) 융합을 목표로 지난해 문을 열었다.
판타지 랩은 VR·홀로그램 실습·체험실, 드론 실습실, 3D 프린팅·3D 스캐닝실, 컴퓨터·CG 교육실, 학술 연구실 등을 갖추고 있다. 미디어 아트와 공학, 교육이 융합된 오스트리아 아르스 일렉트로니카센터와 독일 미디어아트센터 ZKM이 모델이다.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VR, 드론, CG, 3D프린팅과 스캐닝, 인터렉티브 미디어 등에 관한 기술 집약적, 실습 위주의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판타지 랩에는 각양각색의 모델 출력이 가능한 3D프린터가 10여대 마련돼 있다. 학생들은 언제라도 본인이 생각한 아이디어를 직접 구현할 수 있다.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뿐 아니라 교내 창업동아리도 3D프린터를 활용해 시제품 등을 제작하고 있다.
광주지역에 산재한 문화기관과 밀착한 사업도 착착 진행하고 있다. 판타지 랩 장비를 활용해 지난해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함께 ‘한국·스리랑카 수교 40주년 기념 국제교류전시 VR존 콘텐츠’를 개발했다.
창의적 아이디어 구현 공간 준비
광주대는 지역 창작·창업 활성화를 위해 창의적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마당이 될 메이커 스페이스 ‘광주 드림스페이스’ 개설을 준비하고 있다. 학교 호심도서관의 리모델링을 통해 만든 1층 2000여㎡의 공간이다. 이곳에는 지역 메이커들이 창작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연구·실습·제작·교육 시설을 조성하게 된다. 기존에 도서관으로 쓰이던 건물인 만큼 연구·교육 시설로 최적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재학생뿐 아니라 지역민들에게도 개방될 메이커 스페이스는 창업에 목말라하는 지역민들의 사랑방이 될 것으로 보인다. 광주대는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 광주가상현실(VR)협동조합, 광주창작콘텐츠산업협회 등과 진행중인 다양한 협업이 메이커 스페이스를 통해 한 단계 발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광주대의 최종 목표는 지역산업 발전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기술융합형 인재 양성이다. 특히 광주지역의 먹거리이자 미래전략산업인 자동차·에너지·문화산업에서 활약할 창의적 인재 발굴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창업가들의 산실이 될 ‘광주 드림스페이스’를 추진하는 등 지역 창업·취업 허브 대학으로의 위상을 굳건히 다져가고 있다.
■김혁종 총장 "지역사회·국가 경쟁력 높이는 인재 양성"
"창업·취업 중심 명문대학으로서 지역사회 발전의 견인차가 되려고 합니다."
김혁종(60·사진) 광주대 총장은 24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창학 38년이 된 광주대는 산업현장에서 필요한 창의적 인재육성에 줄곧 매진해왔다"며 "창업·취업 활성화를 위한 선진적 교육체계 도입에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총장은 "지역사회와 국가의 경쟁력을 높이는 인재를 키우고 발굴하는 것은 대학의 의무"라며 "교육의 기본임무에 충실하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착실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대는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 창업선도대학 육성사업, 교육부 사회맞춤형 산학협력 선도대학(LINC+) 육성사업, 고용노동부 대학일자리센터, 산업통상자원부 지역특화청년무역전문가양성사업 등 취업·창업과 연계된 주요 국책 사업에 잇따라 선정됐다.
김 총장은 "지방대학은 지역사회와 함께할 때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며 "지역발전을 담보할 미래 산업의 연구와 교육기반을 확충하는 데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는 또 "광주대를 졸업한 학생들은 무슨 일을 하든지 예의바르고 겸손하다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인문학 강의와 예절교육을 확대할 것"이라며 "전문지식뿐 아니라 훌륭한 인성까지 갖춘 융합형 인재가 세상을 더 아름답게 바꿀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4차 산업혁명의 물결도 결국 인간이 주도한다는 사실을 전제로 한다면 문·이과적 소양과 올바른 인격을 갖춘 인재가 인류의 미래를 바꿀 것이라는 소신이다.
지방대학의 어려움은 지역사회 및 기업과의 협력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김 총장은 "지방대학이 생존을 걱정하는 시대가 됐지만 지역사회와 한마음 한뜻으로 뭉치고 산학협력을 강화하면 길이 열릴 것"이라며 "교수들은 마음껏 연구하고 학생들은 열심히 공부하는 분위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여건에 적합한 교육제도를 고민하고 적용하는 게 총장의 역할이라고 믿는다"며 "지방화 시대와 최소한 30년 후를 내다보는 장기적 관점에서 지역사회의 주춧돌이 될 인재들을 키워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이제는 지방시대-광주대학교] 지역맞춤형 창업·취업 ‘허브’… 제2의 도약 준비
입력 2018-04-24 22:00 수정 2018-04-24 2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