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정당에서 구청장 등 기초단체장 후보 선출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곳곳에서 잡음이 일고 있다. 특히 주민들의 지지를 받는 후보들이 컷오프 되거나 경선을 해야 할 곳에서 단수추천이 이뤄지는 등 납득하기 어려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개입해 지역민심과 상관없이 자신이 미는 후보들을 공천하는 구태가 재연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더불어민주당 마포구청장 예비후보인 유창복씨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역 언론사 여론조사에서 1위를 한 자신이 경선에도 가지 못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경선 심사 재심을 청구했다. 성북구청장 민주당 예비후보로 나섰던 김구현씨도 “후보적합도에서 1위로 조사된 제가 경선에도 참여할 수 없게 됐다”며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은평구와 관악구에서는 경선 심사 결과 발표가 보류되고 있다. 지역에서는 후보적합도 조사에서 상위를 차지한 후보와 지역 국회의원들이 미는 후보가 서로 달라 서울시당에서 갈등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압도적인 후보가 있어 단수추천이 유력했던 곳에서는 경선이 결정되고, 경선이 예상됐던 곳에서 갑자기 단수추천이 이뤄진 경우도 있어 뒷말이 무성하다.
민주당의 아성인 광주에서도 서구와 광산구 구청장 경선 예비후보가 컷오프 탈락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임우진 서구청장은 컷오프에 불복해 23일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민주당 지도부가 지역 민심을 외면하고 절차적 공정성을 무시한 공천 학살을 했다”며 “반드시 재선돼 복당한 뒤 민주당을 개혁하고 쇄신할 것”이라고 밝혔다. 광산구청장 경선 후보에서 탈락한 임한필 전 광산문화경제연구소 소장도 심사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재심을 신청했다.
울산광역시에서는 민주당에서 남구청장을 전략공천한다는 얘기가 돌아 나머지 민주당 예비후보 5명이 전략공천 철회를 요구하며 천막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자유한국당 강길부 의원은 중앙당이 자신의 뜻과 다르게 울주군수 경선 방침을 확정하자 탈당까지 거론하며 반발하고 있다.
한국당의 대구 동구청장 후보 공천은 번복에 번복을 거듭하고 있다. 한국당 대구시당 공관위는 지난 7일 권기일 예비후보를 동구청장 공천 내정자로 발표했지만 배기철, 오태동, 윤형구 예비후보의 이의 제기로 권 후보 공천을 철회했다.
이후 이의를 제기한 세 후보간 1차 경선에서 1위를 한 후보와 권 후보가 2차 경선을 하는 방식이 결정됐고 배 후보가 1위를 차지했으나 권 후보 반발로 2차 경선이 무산돼 배 후보를 공천 의결했다. 그러자 뒤늦게 권 후보가 경선에 참여하기로 해 다시 2차 경선을 추진하기로 했으나 이번에는 배 후보가 반발하고 있다.
김남중 기자, 울산·광주=조원일 장선욱 기자 njkim@kmib.co.kr
민심 무시·국회의원 입김 작용·후보자 번복… 기초단체장 ‘요지경 공천’ 갈등 심각
입력 2018-04-24 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