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산에 수요는 증가… 꺾일 줄 모르는 국제유가 상승세

입력 2018-04-24 05:0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제유가 상승과 관련해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트윗 경고’를 날렸지만 유가 상승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23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 벤치마크(기준) 원유인 중동산 두바이유는 지난 19일 배럴당 70달러를 넘었다. 두바이유가 70달러를 넘긴 것은 2014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도 70달러를 넘거나 이에 육박하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상승 흐름은 OPEC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한 감산 합의가 충실히 이행되는 데다 세계 경제 성장으로 인한 원유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 크다. OPEC 자료에 따르면 감산에 합의한 산유국들의 감산이행률은 149%인데 이로 인해 공급 과잉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20일 트위터로 “유가가 인위적으로 매우 높다”고 지적한 것도 이날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공동감산점검위원회(JMMC)를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수요 증가도 유가 상승의 동인으로 꼽힌다. 지난 17일 발표된 국제통화기금(IMF)의 올해 성장률 전망에서 미국과 유럽의 성장률은 각각 0.2% 포인트 높은 2.9%와 2.4%로 예상됐다. 성장률은 원유 수요와 관계가 밀접해 향후 수요 증가를 견인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다음달 미국·이란 핵 협정 파기 우려 등 지정학적 문제가 더해지면서 국제유가 상승폭이 확대될 수 있다. 협정이 깨질 경우 이란에 대한 제재가 재개되면서 이란발 공급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