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총수일가의 밀수 및 관세포탈 혐의를 조사 중인 관세청이 23일 대한항공 본사 등을 추가로 압수수색했다. 관세청은 대한항공 해외지점을 출장 조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관세청 조사관 20여명은 서울 방화동 대한항공 본사 전산센터, 서울 소공동 한진관광 사무실, 김포공항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한진관광 사무실은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가 업무공간으로 쓰는 곳이다. 조사관들은 컴퓨터, 관련 서류 등 한진그룹 총수일가의 밀수·관세포탈 혐의와 관련된 자료들을 확보했다.
관세청은 지난 21일 한진그룹 3남매(조현아·원태·현민)의 자택, 인천공항의 대한항공 사무실을 압수수색했었다. 이 압수수색은 한진그룹 총수일가의 해외 신용카드 내역 분석을 통한 혐의 입증에 초점이 맞춰졌다. 추가 압수수색은 대한항공을 이용한 상습적 탈세 혐의를 조사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관세청은 한진그룹 총수일가가 해외에서 쇼핑을 한 뒤 물건을 해당지역의 대한항공 지점을 통해 밀반입한 뒤 자택으로 배달시켰다는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해외지점을 직접 조사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한편 한진그룹은 사내 준법위원회의 위원장으로 목영준 전 헌법재판관을 위촉키로 했다고 밝혔다. 조양호 회장은 전날 사과문을 통해 사내 준법위원회를 새로 출범시키겠다고 약속했었다. 목 위원장은 1983년 인천지방법원 판사를 시작으로 법원행정처 차장, 헌법재판관을 거치며 29년간 법관으로 근무했다. 언론중재위원회 위원, 국제적 헌법기구 ‘법을 통한 민주주의 유럽위원회’ 정의원 등을 역임했다.
한진그룹 측은 “준법위가 객관적 시각에서 국내외 준법 관련 사항을 총괄 지휘하는 역할을 맡는 한편 계열사별 준법지원 조직 구축을 돕게 된다”고 설명했다. 준법위는 상법, 공정거래법, 노동법 등에 대한 그룹 차원의 감사 업무는 물론 각종 위법사항 사전점검, 개선 방안 마련 및 조언, 감사 요청 기능 강화 등의 업무도 수행할 예정이다.
세종=이성규 기자, 정건희 기자 zhibago@kmib.co.kr
관세청, 대한항공 본사·조현민 사무실 압수수색
입력 2018-04-23 18: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