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북민주항쟁’ 국가기념일 추진

입력 2018-04-23 20:55
강원도가 사북민주항쟁의 국가기념일 제정에 나섰다. 사진은 1980년 4월 21일부터 24일까지 정선 사북 일대에서 일어난 사북민주항쟁의 모습이다. (재)33기념사업회 제공

강원도가 1980년 정선군 사북읍 일대를 중심으로 일어난 노동운동인 ‘사북민주항쟁’의 국가기념일 제정을 추진한다고 23일 밝혔다.

강원도와 사북항쟁동지회는 지난 21일 제38주년 사북민주항쟁 기념일을 맞아 ‘사북민주항쟁 역사적 의의와 기념일 제정을 위한 간담회’를 열고 사북민주항쟁의 국가기념일 제정을 집중 논의했다. 도는 간담회 결과를 토대로 사북민주항쟁의 역사적 의의를 되새기고, 민주화 역사의 뿌리를 찾기 위해 사북민주항쟁이 일어난 4월 21일을 국가기념일로 제정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우선 구체적인 추진 계획을 수립한 뒤 행정안전부에 국가기념일 제정을 건의할 예정이다. 국가기념일이 되면 정부 차원 기념행사를 개최하거나, 관련 단체가 정부지원을 받을 수 있다.

사북민주항쟁은 동원탄좌 사북광업소 광부와 가족 등 6000여명이 열악한 근로환경과 어용노조에 반발해 1980년 4월 21일부터 24일까지 나흘간 벌인 투쟁이다. 1980년대 군부독재 하에 움츠려 있었던 노동운동에 다시 불씨를 지핀 민주항쟁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태희 고한·사북·남면·신동 지역살리기 공동추진위원장은 “사북항쟁은 술 취한 광부들의 난동사건이 아니라 명백한 사실에 의거해 국가가 직접 인정한 민주화운동 중 하나”라며 “사북항쟁이 지역의 자랑스러운 역사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도 관계자는 “사북민주항쟁은 당시 항쟁이 가진 의미가 잘 알려지지 않고 축소돼 있다”며 “단순한 노동자의 투쟁이 아닌 민주항쟁으로서 큰 의미를 갖고 있는 만큼 국가기념일로 지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선=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