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생 100년 문학인 작품은 무슨 얘기할까

입력 2018-04-24 05:03

시인 김경린 문익환 박남수 심연수 오장환 황금찬, 소설가 박연희 조흔파 한무숙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이들의 문학 세계를 재조명하는 ‘2018년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가 열린다.

대산문화재단과 한국작가회의는 “1918년에 태어난 문인들 가운데 시인 6명과 소설가 3명을 기념문학제에서 재조명하는 문학인으로 선정했다”고 23일 밝혔다.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는 문학적 공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2001년 시작됐다. 기념문학제에서 다루는 문인들은 문학사를 바라보는 입장차, 친일 혹은 월북 경력 등에 대한 평가는 배제하고 문학적 가치 평가에 중점을 두고 선정한다.

박수연 충남대 교수는 이날 서울 종로구 한 식당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18년생 작가들은 조선 문학의 대대적인 단절을 압도적으로 경험한 세대”라며 “이런 단절 때문에 전통과의 갈등을 거칠 필요가 없었고, 다양한 문학적 스펙트럼으로 한국문학사에 남게 됐다”고 평가했다.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는 이 작가들이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무렵인 38년은 한국의 친일문학이 시작된 시기다. 모국어를 잃은 작가들이 일본어로 작품 활동을 하거나 아예 발표를 하지 않는 등의 시련을 겪어야 했다. 한편으론 모더니즘을 받아들이고 다양한 문학적 스펙트럼을 펼쳐낸 시기로도 평가된다.

김경린 시인은 박인환 김규동 등과 함께 50년대 후기 모더니즘을 이끈 대표 시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타계한 황금찬 시인은 그동안 문학사적으로 충분히 조명 받지 못했으나 이번 기념문학제를 통해 그의 시학이 집중적으로 다뤄진다.

기념문학제에서 중점적으로 재조명 되는 작가 중 한 명인 오장환 시인은 유족도 없고 사망 시기도 알 수 없는 월북 작가다. 박 교수는 “18년생 가운데 가장 문제적 작가”라며 “서정주, 이용악과 함께 시단의 삼재(三才)라 불릴 정도로 뛰어난 시인이었으나 48년 월북한 뒤 숙청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기념문학제는 다음 달 3일 서울 종로구 교보빌딩에서 개최되는 ‘분단과 충돌, 새로운 윤리와 언어’라는 제목의 심포지엄과 다음 달 4일 문학의 밤 행사로 이어진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