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6·13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후보 17명을 모두 확정했다. 친문(친문재인) 인사들은 전체 경선지역 11곳 가운데 8곳에 등판, 6곳에서 승리를 거뒀다. 현역 의원도 7명이나 출마했지만 2명을 제외하고 모두 탈락해 수난을 겪었다. 또 생각보다 높은 대중 인지도의 벽도 확인됐다.
친문 인사들은 이번 민주당 광역단체장 후보 경선 곳곳에 ‘문재인정부의 성공을 돕겠다’는 슬로건으로 대거 출전, 승리했다. 노무현정부 청와대 인사수석 출신으로 친문 핵심인 박남춘 의원은 인천시장 후보 경선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압승을 거뒀다. 다른 두 후보와 박빙이 예견됐음에도 결선투표 없이 본선에 진출한 것은 친문 권리당원의 몰표가 주원인이라는 분석이 캠프 내부에서 나온다.
경선을 통과한 이용섭 전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광주)과 김영록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전남), 양승조 의원(충남) 등도 2015년 무렵부터 문재인 대통령 곁을 지킨 신(新) 친문 세력이다. 또 ‘문재인의 복심’ 김경수 의원이 경남지사 후보로 추대됐고, ‘문 대통령 30년 지기’로 알려진 송철호 변호사가 울산시장 후보로 나서는 등 최대 승부처인 PK(부산·경남) 지역도 친문 인사가 전진 배치됐다.
다만 ‘친문 타이틀’이 승리를 보장한 건 아니었다. ‘3철’(전해철·양정철·이호철) 중 한 명으로 대표적 친문 인사인 전해철 의원은 경기지사 후보 경선에서 이재명 전 성남시장의 벽을 넘지 못했다. 문재인정부 청와대에서 근무한 신정훈 전 농어업비서관과 박영순 전 선임행정관도 본선 진출엔 실패했다.
당의 ‘출마 자제령’에도 불구하고 경선에 출마한 현역 의원들은 6개 지역 광역단체장 후보 경선에 등판했다. 그러나 경선을 거쳐 최종 후보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현역 의원은 박남춘·양승조 의원뿐이다.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나섰던 박영선·우상호 의원과 이상민(대전)·오제세(충북) 의원 등은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임기를 4분의 3 이상 채우지 못해 주어진 10% 감점 규정의 영향도 컸다.
민주당은 이번 경선에서 권리당원 투표와 여론조사를 50%씩 반영해 최종 후보를 뽑았다. 인지도가 낮은 후보들은 권리당원 투표에서 역전을 기대했지만 인지도의 벽은 예상보다 높았다. 현직인 박원순 서울시장은 경선에서 66.2%의 득표율로 다른 후보를 압도했고, 이 전 시장은 지난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선 덕을 톡톡히 봤다. 현직 광역단체장인 박 시장과 이시종 충북지사, 송하진 전북지사 3명은 기존 인지도를 바탕으로 모두 경선에서 승리했다.
윤성민 기자 woody@kmib.co.kr
친문, 광역단체장 경선 6곳서 승리
입력 2018-04-23 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