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하는 교회에는 ‘스토리 공간’ 있다

입력 2018-04-23 00:00
수원 원천침례교회 쉼터 ‘하품’(하나님의 품)
일산 한소망교회 ‘비전티움’
용인 목양교회 ‘숲속 도서관’
주목받는 교회에는 특별한 문화 공간이 있다. 신앙 스토리를 주제로 리모델링된 교육관, 중·고등부만을 위한 휴식 공간, 개혁주의 전문 도서관 등이 그것이다. 이 공간을 통해 성도를 양육하고 복음도 전하자는 취지다.

강원도 춘천중앙교회(권오서 목사)는 지난해 교육관 전체에 천지창조 이야기를 담았다. 지하부터 지상 3층을 리모델링해 그 공간에 들어오기만 해도 하나님의 천지창조를 알 수 있게 했다. 예를 들어 복도 입구 천장에서 나오는 빛은 바닥에 글씨를 쓴다. 천지창조 1일차 하나님께서 빛을 창조하신 것을 표현하면서 말씀으로 천지를 창조하셨음을 보여준다. 사람들은 교육관에 들어서며 이 빛이 창조의 시작이라는 것을 경험한다. 교회는 2개의 건물 중 한 건물 전체를 이렇게 바꿨다. 이 공간은 유년부부터 청년부까지 800여명이 사용하고 있다.

수원 원천침례교회(김요셉 목사)는 중·고등부 쉼터 ‘하품’(하나님의 품)을 만들었다. 교회 1층 99㎡(30평)에 마련된 이 공간에서 중·고등부 200여명이 찬양하고 악기를 연주하거나 게임을 한다. 공간 안쪽은 쉬는 공간이다. 난방을 설치해 바닥에 누워 쉴 수 있게 했다. 그 옆엔 중·고등부 담당 사역자 방을 배치했다.

일산 한소망교회(류영모 목사)는 복도를 교육 공간으로 리모델링했다. 일반적으로 교회들은 복도를 버려진 공간으로 여긴다. 그러나 한소망교회는 이곳에 ‘청소년들의 거리’라는 콘셉트로 12개의 소그룹실을 만들었다. 5∼10명 아이들이 성경공부를 하고 교제할 수 있는 ‘비전티움’이란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경기도 용인 목양교회(김완중 목사)와 평촌 열린교회(김남준 목사)는 숲속 도서관을 지었다. 목양교회는 어린이부터 장년을 아우르는 도서관을 만들었다. 독서를 통해 지역주민과 만나려는 생각이다. 부모와 아이들을 위한 공간 ‘믿음’, 일반 도서관과 같은 공간 ‘소망’, 쉬기도 하고 떠들면서 토론할 수 있는 공간 ‘사랑’으로 구분했다. 교회 2층 카페 옆 165㎡(50평) 공간으로 5000여권의 책을 보유하고 있다.

열린교회는 2016년 별관에 청교도서적 전문 ‘퓨리탄도서관’을 재개관했다. 청교도 관련 서적, 종교개혁 도서, 개혁주의 관련 어린이 도서 등 5300여권을 소장하고 있다. 실내에 60석, 실외에 10석을 만들었다. 평균적으로 평일 20권, 주일 100여권이 대출된다.

이들 공간은 문화적 선교의 통로다. 공간에서의 경험과 참여를 통해 교육하고 양육하며 비기독인에겐 다시 찾고 싶은 곳으로 만들어 선교하자는 것이다. ‘교회공간과 디자인 VOL.01 교육공간’ 저자인 이대희 목사는 “공간은 입체적인 경험을 주는 곳으로 그 안에 복음을 담으면 효과적”이라며 “앞으로 문화 공간을 활용한 선교가 교회 성장과 사역을 위해 하나의 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