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남북 정상회담은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결정적인 회담이 될 것이다.”(이재정 경기도 교육감) “지난 70년 동안 얼어붙은 남북 간 마음의 해빙을 위해 민간 교류 활성화와 확대가 절실하다.”(장상 세계교회협의회 공동의장)
청와대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회 자문위원단의 기독교계 원로들은 이번 회담의 성공을 전망했다. 또 정상회담 이후 국내외 교계를 중심으로 한 남북 민간 교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국민일보는 지난 12일부터 21일까지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의 원로 및 전문가 자문위원들 가운데 기독 인사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갖고 정상회담 전망 및 향후 교계의 역할 등을 들어봤다. 한완상(서울대 명예) 김병연(서울대) 김준형(한동대) 교수와 배기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고문 등 6명을 대면 및 전화, 이메일로 만났다.
장상 세계교회협의회(WCC) 공동의장은 “이번 회담은 다시 오기 어려운 기회”라며 “WCC나 세계개혁교회연맹(WCRC) 등 한반도 평화를 돕고자 하는 세계 기독교 단체의 도움을 십분 활용하자”고 조언했다. 통일부 장관을 지낸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은 “이번 남북 회담은 북·미 회담과 남·북·미 3자 회담으로 이어질 수 있는 역사적인 회담”이라고 의미를 부여했고, 한완상 교수도 “직전에 열린 2007년 회담에 견줘볼 때 전망이 더 밝다”고 말했다. 전문가 자문위원인 배기찬 고문은 “지난 10년간 적대적 관계로 단절돼 있던 남한과 북한, 미국 모두가 절박함을 품고 있기 때문에 분명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회담 이후 교계 역할에 대해서도 제언이 쏟아졌다. ‘북한을 둘러싼 교계 내 이념갈등 해소’ ‘대북 물량공세 지양’ ‘남북교류 협의체 구성’ 등이다. 장 공동의장은 “현재 교계 내에도 보수·진보 진영 간 갈등이 심하다”면서 “보수 진영에서 평화와 통일을 싫어하는 게 아닌 만큼 한국교회는 남북 교류에 앞서 (이념적 갈등에 따른) 염려를 잘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병연 교수도 북한 문제를 둘러싼 교회 내 보수·진보 사이의 갈등 해소를 중요한 과제로 꼽았다.
김준형 교수는 인도적 대북 지원 등 교계의 향후 통일선교 활동에 대해 “기독교계가 잘하는 분야이고, 해야 하는 분야”라며 “(교계 내부적으로) 북한에 대한 불신의 벽이 높은 만큼 꼼꼼한 모니터링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 교육감은 향후 한국교회가 북한에 교파·교회 건립 등 교세 확장에 매몰되지 않도록 경계를 당부했다. 현재 한국의 주요 교단 및 교회에서는 향후 통일선교 활동의 일환으로 북한 내 특정 지역을 대상으로 한 교회 설립 구상을 구체화하고 있다.
배 고문은 건강한 남북교류 협력을 위한 ‘교계 협의체 구성’을 주문했다. 그는 “한국교회는 보수와 진보, 개별 교단을 아우르는 협의체를 만들어 체계적이면서도 다양한 사업을 펼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양민경 김동우 기자 grieg@kmib.co.kr
[남북정상회담] 본격적인 남북교류 앞서 교회 화합부터 이뤄야
입력 2018-04-23 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