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점 위기 상황 때 영리한 투구 다양한 구종 앞세워 타자들 유린
3경기 연속 삼진 8개 이상 기록 감독 “볼 배합과 모든 구종 훌륭”
세 경기 연속 끝내줬다. 류현진(31·LA 다저스)이 다시 ‘괴물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 이번엔 강타자와 정면승부를 피하는 영리한 투구로 시즌 3승째를 챙겼다.
류현진은 어깨 수술 후 구속이 줄어들자 커터와 커브 등을 장착해 삼진 퍼레이드를 펼치고 있다. 또 무조건 상대를 잡겠다는 욕심을 내려놓자 경기가 한결 수월하게 풀리고 있다. 어느덧 미국프로야구(MLB) 6년차인 류현진은 실점 위기를 벗어나는 노련함까지 더해 올해를 최고의 시즌으로 만들고 있다.
류현진은 2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MLB 정규리그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시즌 최다인 7이닝을 소화하며 8탈삼진 2피안타 3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다저스의 4대 0 승리로 류현진은 시즌 3승째를 챙겼고, 시즌 평균자책점을 1.99까지 떨어뜨렸다. 류현진은 5선발이지만 다저스 선발투수 중 가장 많은 승수,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이다.
다저스가 1-0의 살얼음판 리드를 지키던 3회초 류현진은 1사 후 트레이 터너에게 안타를 얻어맞았다. 이어 하위 켄드릭을 뜬공 처리했다. 다음 타자는 강타자 브라이스 하퍼. 류현진은 스리볼 노스트라이크로 몰렸지만 신중한 투구로 9구까지 가는 대결 끝에 볼넷을 내줬다. 이어 라이언 짐머맨과의 대결에서도 스리볼 노스트라이크로 몰렸다가 풀카운트까지 갔지만 무리하게 삼진을 잡으려고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않았다. 류현진은 2사 만루에서 후속 타자 모이세스 시에라에게 신무기인 커터를 던져 땅볼을 유도, 이닝을 매듭지었다.
3회초 한 차례 위기 상황을 빼면 완벽에 가까운 투구였다. 류현진은 4회초 세 타자를 모두 삼진 처리했다. 7회초에는 공 5개로 아웃카운트 3개를 채웠다. 마운드에서 내려오기 전까지 총 13명의 타자를 연속 범타로 돌려세웠다.
다양한 구종이 가져온 결과다. 류현진은 총 89개의 공을 던지면서 패스트볼(25개) 커터(26개) 체인지업(21개) 커브(16개) 슬라이더(1개) 등을 적절히 섞어 던졌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93마일(약 149㎞)을 찍었다. 그는 스트라이크존 곳곳을 폭넓게 활용하며 상대 타자들의 스윙을 유도했다.
류현진은 지난 3일 시즌 첫 등판에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상대로 3⅔이닝 5피안타 3실점으로 부진했다. 이후 등판에서는 모두 승리투수가 되며 3연승을 달렸다. 류현진이 3연승을 올린 것은 2014년 7월 이후 처음이다.
특히 류현진은 승리를 따낸 최근 세 경기에서 모두 삼진 8개 이상을 기록했는데, MLB 데뷔 후 처음 있는 일이다. 지난 11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에서 8탈삼진, 17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서 9탈삼진, 이날 8탈삼진을 기록했다.
경기 후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패스트볼과 커터의 볼 배합이 좋았다. 모든 구종이 훌륭했다. 워싱턴은 하퍼, 짐머맨 등 강타자들이 많았지만 류현진이 잘 대처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미국 LA타임스는 “올 시즌 류현진이 8회에도 등판할 것 같다”며 류현진이 시즌 최다 이닝을 소화한 것에 주목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더 영리해진 ‘괴물’… 팔색조 피칭 본색
입력 2018-04-22 19:12 수정 2018-04-22 2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