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8 파생 모델로 中 시장 ‘굴욕’ 탈출 노려
고동진도 “책임지고 개선” 약속 했지만 만회 쉽잖아
인도선 ‘갤럭시 온7 프라임’ 올 초에 이미 선보인 상태
삼성전자가 중국에서 고전하고 인도에서도 밀리는 스마트폰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지역에 특화된 중저가 전략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시장의 기대는 크지 않은 편이다. 오히려 기술 차별화와 신뢰 회복을 통해 지속적으로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스마트폰 SM-G8750과 SM-G8850 모델이 최근 중국 공업정보화부(TENAA) 전파 인증을 받았다. 이 모델들은 한때 ‘갤럭시S9 미니’라는 이름으로 출시될 것이라는 설이 돌기도 했지만 실제로는 갤럭시S8의 파생모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증받을 때 쓰인 이름도 ‘드림라이트’로 갤럭시S8의 개발명 ‘드림’에 보급형이라는 의미로 ‘라이트’를 붙인 것으로 보인다.
SM-G8850은 SM-G8750의 상위 모델로 추정된다. IT매체 샘모바일은 최근 SM-G8850에 대해 스냅드래곤 660 칩셋, 4GB 램(RAM)을 탑재하고 5.8인치 인피니티 디스플레이를 장착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밖에 갤럭시S8에서 선보인 프리미엄 기능 일부가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양만 봤을 때 중저가폰인 이 모델들이 주목받는 이유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힘겨운 경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가 현지에서 내놓을 새 제품이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갤럭시S9 출시에도 삼성전자가 중국에서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해 1분기도 1%를 밑도는 점유율(0.8%)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이 프리미엄 제품군에서는 애플에, 중저가 제품군에서는 중국업체 사이에 껴 ‘샌드위치’가 된 결과다. 반면 애플은 2016년 1분기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4분기 두 자릿수 점유율(11.5%)을 회복했다. 중국 브랜드는 가성비를 앞세워 시장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판매량 10위권에 든 브랜드는 5위 애플을 제외하고 모두 중국업체다.
인도에서도 삼성전자는 분기별 시장 점유율에서 6년 만에 1위 자리를 뺏겼다. 중국의 샤오미는 지난해 4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26.2%를 차지하며 23.9%를 기록한 삼성을 제치고 처음으로 1위에 등극했다.
삼성전자는 올 초 인도에서 현지에 특화된 중저가폰인 ‘갤럭시 온7 프라임’을 출시한 바 있다.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과 인도에서 가격을 낮춘 스마트폰으로 소비자들을 공략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이끌고 있는 고동진 IM부문장(사장)은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우리가 중국시장에서 간과한 부분이 있는데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책임지고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당장 실적을 만회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폰 이미지 만들기에 힘을 쏟았던 삼성전자가 전략을 180도 수정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중국과 인도에서 중저가 전략을 강화한다 해도 프리미엄 전략과 ‘투 트랙’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
삼성 스마트폰 점유율 ‘0%’ 中서 중저가 전략 먹힐까
입력 2018-04-23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