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가 인공임신 성공률도 낮춘다

입력 2018-04-23 05:04

미세먼지와 같은 대기오염 물질이 자연임신뿐 아니라 인공임신 성공률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 김선영 교수와 차의과학대 윤태기·최승아 교수 연구팀은 2006년 1월∼2014년 12월 강남차병원에서 시험관아기(IVF·체외수정) 시술을 받은 서울 거주 여성 4851명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22일 밝혔다.

연구팀은 미세먼지(PM10)와 이산화질소 일산화질소 이산화황 오존 등 5개 대기오염 물질이 체외수정 시술의 임신 성공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대기오염 수치는 서울시 약 40곳의 측정소에서 조사한 자료를 이용했다. 그 결과 대기오염이 평균치보다 약 50% 증가할 때 체외수정 성공률은 10%가량 낮아지는 것으로 집계됐다.

대기오염으로 인한 체외수정 성공 확률의 저하에는 미세먼지와 이산화질소의 영향이 컸다. 시술 주기에선 초기 단계인 난자 채취 전(前) 난소 자극 시기와 배아(난자와 정자의 수정란) 이식 후 대기오염에 노출됐을 때가 위험했다.

연구팀은 “간접흡연의 결과로 체내에 흡수된 독성물질이 산화 스트레스와 DNA 손상을 유발해 배아의 질을 떨어뜨리고 자궁 내 환경을 변화시켜 착상 실패를 일으키는 것과 같은 연구 결과”라며 “대기오염에 따른 독성물질 흡입이 생식 능력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난임 시술비 지원 등의 정책 외에 환경 문제에도 더 많은 관심을 갖고 미세먼지 등을 줄여나가는 국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인간 생식(Human Reproduction)’ 최신호에 발표됐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