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L행 실패 지난 시즌부터 팬 불만
2003-2004시즌엔 EPL 무패 우승… 구단 “조속한 시일 내에 후임 선임”
“구단과 숙고한 끝에, 올 시즌을 끝으로 물러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디 끝까지 아스널을 응원해 주십시오.”
영국 프리미어리그(EPL)의 아르센 벵거(68·사진) 감독이 22년간 잡아온 아스널 지휘봉을 내려놓는다. 벵거 감독은 20일(한국시간) 아스널 홈페이지를 통해 감독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벵거 감독은 “기억에 남을 만한 긴 세월 동안 이 팀에 봉사할 특권을 줘 감사하다”며 “최선을 다해 팀을 운영해 왔다”고 했다. 그는 “이 팀을 특별하게 만들어준 선수들과 스태프, 구단 관리자들에게 고마움을 표하고 싶다”고 했다. 벵거 감독은 “(아스널을 향한)나의 사랑과 지지는 영원할 것”이라고 끝을 맺었다.
벵거 감독은 1996년 9월부터 줄곧 아스널 감독이었다. 유망주 발굴과 체계적 훈련을 바탕으로 취임 초기인 1997-1998시즌과 2001-2002시즌에 EPL 우승을 이뤘다. 2003-2004시즌에는 무패 우승이라는 신화를 쓰며 명장 반열에 올랐다. 티에리 앙리가 그의 애제자였다.
하지만 벵거 감독은 이후 현재까지 리그 우승컵을 다시 들어올리지 못했다. 현대 축구의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평가도 나왔다. 벵거 감독 취임 뒤 처음으로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진출에 실패한 지난 시즌부터는 팬들의 불만이 더욱 커졌다. 아스널 공식 서포터스 그룹의 설문조사 결과 “벵거 감독과 계약을 끝내야 한다”는 의견이 88%로 조사되기도 했다.
아스널 구단은 “조속한 시일 내에 후임을 선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벵거 감독은 해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패트릭 비에이라가 감독직을 이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벵거, 아스널과 22년 만에 작별
입력 2018-04-20 21: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