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우리은행 등 사상 최대 실적 ‘고공행진’

입력 2018-04-20 18:38
시중은행이 포함된 주요 금융그룹들의 1분기 실적이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하나금융과 우리은행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리딩뱅크’ 자리를 두고 KB금융과 경쟁 중인 신한금융은 당기순이익이 KB금융에 조금 뒤떨어졌지만 글로벌 부문의 수익 다변화가 나타나는 등 내용 면에선 선방했다.

하나금융은 1분기 6712억원의 순익을 내 2012년 1분기 옛 외환은행 인수 이후 6년 만에 사상 최고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고 20일 발표했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소호대출을 포함한 중소기업 대출 중심의 견조한 성장이 이자이익 증가를 견인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 역시 1분기 5897억원의 순익을 내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중국 화푸 관련 대출채권 매각이익 1706억원이 포함됐던 실적을 제외한다면, 일상적 영업을 뜻하는 경상이익 1분기 기준으로 역시 최대치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실적 자신감을 바탕으로 손태승 행장을 비롯한 직원들의 자사주 매입 열기가 어느 때보다 높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의 1∼3월 당기순이익이 8575억원으로 일회성 요인을 뺀 경상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9% 증가했다. 전날 KB금융의 1조원 육박한 이익 규모(9682억원)보다는 적다. KB금융의 경우 1분기 실적에 서울 명동사옥 매각 이익인 1150억원이 일회성 이익으로 잡혔다. 신한금융의 경우 내용 면에서도 나쁘지 않았다. 은행 경쟁력의 핵심으로 꼽히는 펀드 및 신탁 등 비이자 이익 부문이 29.3%로 늘어났다. 은행 글로벌 순이익도 761억원을 기록해 지난해보다 45.5% 성장했다.

은행업계 고공 실적은 정부의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한 초강력 가계부채 억제책에도 불구하고 나왔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예대마진 위주의 이익 개선에 안주하지 않고 펀드 신탁 등 자산관리 분야에서 약진을 보였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에 따른 희망퇴직으로 인건비를 확 줄인 것도 실적 개선 보답으로 돌아오고 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