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트마 바툴가 대통령은 유도와 삼보 국가 대표선수에서 사업가, 정치가로 변신한 이색 경력의 소유자다.
그는 16세 때인 1979년부터 1990년까지 몽골 삼보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1983년 삼보세계선수권 대회에 출전해 금메달을 따기도 했다. 이후 성공한 사업가로 변신한 바툴가는 2004년 몽골 민주당 소속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돼 정계에 본격 데뷔했다. 3선 국회의원, 교통운수부 장관, 농업공업부 장관을 지냈다. 2016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낙선했으나 이듬해 7월 치러진 대선에 출마해 당선됐다. 그는 대선 당시 기득권 세력의 문제점을 부각시키고 기존 정치·재벌개혁을 주장하며 고질적인 부정·부패를 청산하겠다고 강조해 중산층 이하 국민들의 광범위한 지지를 받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바툴가 대통령을 만나 “(바툴가) 대통령께서 적폐청산, 개혁을 하고 있는데 저와 비슷한 점이 있다”며 친근감을 표시했다. 문 대통령은 또 몽골 영부인 역할을 하고 있는 바툴가 대통령의 딸을 한국인 통역으로 착각해 한국말을 건네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현재 몽골 유도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양정모 선수가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레슬링 종목에서 대한민국 올림픽 역사상 첫 금메달을 딴 것을 알고 있다”고 답변할 만큼 여전히 격투기 종목 육성에 관심이 많다. 또 “한국의 태릉선수촌을 가본 적이 있는데 규모와 시설에 감탄했다”며 “몽골에도 훌륭한 훈련시설을 만들어 선수들이 좋은 환경에서 운동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바툴가 대통령은 몽골 테를지 국립공원 내에 징기스칸의 동상을 세우고 징기스칸 테마파크를 만들어 전국적인 관광지로 만들었다.
울란바토르=노용택 기자
유도선수 출신 바툴가 대통령, 文대통령처럼 ‘적폐 청산’ 주장
입력 2018-04-20 18:33 수정 2018-04-20 2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