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을 7일 앞둔 20일 정상 간 핫라인(직통전화)이 개통됐다. 이명박정부 출범 뒤인 2008년 단절된 이후 10년 만의 복원이다. 남북은 핫라인을 개설한 뒤 비공개로 실무진 간 시험 통화를 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완전히 끊어졌던 남북 연락 채널이 지난 1월 판문점 연락채널을 시작으로 불과 3개월여 만에 정상급까지 다각적인 체계를 갖추게 됐다. 다음 주 중 정상 간의 직접 통화가 이뤄지면 정상회담의 핵심적 사전 조치인 의제 조율 등이 속도감 있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핫라인은 이전과는 차원이 다르다. 집무 공간인 청와대와 북한 국무위원회에 설치됨에 따라 정상들이 육성으로 대화할 수 있게 됐다. 언제든 최고위급 대화를 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 셈이어서 의미가 각별하다. 정상회담이나 특사 등 제한적인 소통에서 벗어나 추가적으로 직접 소통 통로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효용성이 높다. 기존 핫라인은 국가정보원과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에 설치된 간접 핫라인이어서 직접 소통에 있어 한계가 뚜렷했다. 특히 휴전선 등지에서의 국지적 충돌 상황을 예방하고 해결하는 수단을 갖게 됨으로써 단순한 상징성을 넘어 남북 긴장 완화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
핫라인이 의미 있게 작동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양국 정상의 의지다. 북한이 정세 변화에 따라 일방적으로 차단과 복원을 반복해온 전철을 되풀이해선 안 된다. 다른 연락 채널과는 비교하기 힘든 상징적 무게를 갖는 점을 고려할 때 정상 간 집무실 핫라인만큼은 최후의 순간까지 남겨둬야 한다. 언제든지 원한다면 통화가 이뤄질 수 있는 후속 조치 합의도 필요하다. 핫라인을 통해 남북이 쌓아나가야 할 것은 정상 간의 신뢰다. 현안이 발생했을 때마다 핫라인을 통해 열린 자세로 직접 소통하면서 문제를 풀어나가는 노력이 계속돼야 한다. 핫라인이 통일로 가는 신뢰의 채널이 되길 기대한다.
[사설] 남북 정상, 핫라인 통해 신뢰 쌓아가길
입력 2018-04-21 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