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28㎓ 2가지 대역 경매… 3.5㎓ 전국망 구축에 유리
대역폭 28개로 쪼개 입찰… 주파수 총량 제한 신경전
SKT 120㎒ 대역폭 선호… KT·LG유플 “욕심 지나쳐”
내년 3월 5세대(5G) 이동통신 상용화에 사용될 주파수 경매안이 베일을 벗었다. 3조3000억원에 달하는 입찰 시작가 공개로 이동통신사 간 ‘쩐의 전쟁’이 시작됐다. 사업자가 가져갈 수 있는 주파수 총량 제한을 두고는 벌써부터 충돌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9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이동통신 주파수 할당계획 토론회를 열고 5G 주파수 경매안 초안을 공개했다. 경매 대상 주파수 대역은 3.5㎓와 28㎓다. 이 중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것은 3.5㎓ 대역이다. 휘어지거나 통과하는 전파의 성질이 강하고 주파수 도달 범위가 넓어 전국망 구축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3.5㎓ 대역에서는 280㎒ 대역폭을 이통 3사가 나눠 가질 예정이다. 정부는 이를 10㎒씩 28개 블록으로 쪼개 각 사가 입찰하는 방식을 제시했다. 이통사는 블록의 개수와 위치를 조합해 입찰하게 된다. 주파수가 고속도로라면 대역폭은 차로에 해당한다. 이통사는 많은 대역폭을 확보해야 데이터 전송량과 속도를 높일 수 있다. 28㎓ 대역은 100㎒씩 24개 블록(총 2400㎒ 폭)으로 구성된다.
블록 가격을 합친 액수가 3.5㎓는 2조6544억원, 28㎓는 6216억원 이상이 돼야 낙찰받을 수 있다. 정부는 사업자 부담을 고려해 정한 가격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LTE 경매 때 계산 방법을 적용하면 입찰 시작가가 총 10조원에 달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통사는 출혈 경쟁으로 고객들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주파수 경매에 많은 돈을 쓰게 된다면 5G 서비스 비용이 상승해 고객들의 지출이 커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파수 총량 제한에 대해선 이통사 간 입장이 갈린다. 첫 경매에서 확보한 주파수 대역폭에 따라 출발선이 다르게 되고, 향후 서비스 경쟁에서 차이가 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정부는 3.5㎓ 대역의 경우 280㎒ 폭 가운데 한 사업자가 가져갈 수 있는 최대 대역폭을 100㎒, 110㎒, 120㎒ 중에서 결정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120㎒를 선호한다. 가입자가 가장 많아 대역폭도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토론회에서 SK텔레콤 임형도 상무는 “수요가 적은 사업자에 많은 주파수를 줘서는 안 된다”며 “산업 전체가 하향 평준화된다”고 말했다.
자금력에서 앞서는 SK텔레콤이 120㎒를 확보하면 다른 두 사업자는 남은 160㎒를 나눠 가져야 한다. SK텔레콤의 주장에 대해 KT 김순용 상무는 “부를 세습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고, LG유플러스 강학주 상무는 “욕심이 지나치다”고 반발했다. KT와 LG유플러스는 한 사업자의 최대 대역폭을 100㎒로 정하기를 원한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그래픽=공희정 기자
“5G 주파수 잡아라”… 최소 3.3조 ‘錢爭’ 총성 울렸다
입력 2018-04-20 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