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일표 부인 “나 뽑으면 남편이 도움” 이메일 ‘파문’

입력 2018-04-19 19:01
홍일표 청와대 행정관 부인인 감사원 장모 국장이 지난해 1월 한미연구소(USKI) 측에 보낸 이메일.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실 제공

홍일표 청와대 선임행정관의 부인이 지난해 1월 미국 존스홉킨스대 산하 한미연구소(USKI) 측에 ‘방문연구원으로 뽑아 준다면 남편이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 행정관의 부인인 장모 감사원 국장이 USKI 관계자에게 보낸 이메일을 공개했다. 장 국장은 이메일에서 “미스터 김(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이 USKI에 어려움을 줬더라도, 내 남편은 중재자가 될 수 있고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썼다. 김 전 원장은 당시 19대 국회의원으로, USKI 예산을 삭감하는 결정을 주도했다. 홍 행정관은 김 전 원장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이었다. 이 의원 측 관계자는 “당시 이메일을 받은 USKI 관계자는 ‘장 국장을 안 뽑았다가는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니 뽑을 수밖에 없었다’고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감사원은 장 국장이 USKI 측에 방문연구원으로 가게 된 경위 등에 대한 감찰에 착수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장 국장을 조만간 대기발령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 국장은 “방문연구원 선정 과정에서 홍 행정관 부인이라는 점이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생각해 메일을 보낸 것”이라며 “압력이나 특혜를 주겠다는 의도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