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 정책 전환 공식화… 비핵화 의지 표명 가능성
김정은, 작년 전원회의선 “핵은 정의의 보검” 주장
비핵화 언급 않을 것이란 회의적인 시각도 있어
북한이 남북 정상회담을 1주일 앞둔 20일 노동당 7기 3차 전원회의를 소집한다. 북한은 이번 회의에서 남북, 북·미 정상회담 등 대외정책 전환을 내부적으로 공식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핵무력·경제 병진 노선 수정과 적극적인 비핵화 협상 의지 표명 등 보다 전향적인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19일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은 혁명 발전의 중대한 역사적 시기의 요구에 맞게 새로운 단계의 정책적 문제들을 토의·결정하기 위해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 전원회의를 20일 소집할 것을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새로운 단계의 정책적 문제’는 시기상 대외정책 분야일 가능성이 크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보고자로 나서서 그동안의 남북, 북·미, 북·중 등 대화 성과를 주민들에게 공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본격적인 대화 국면을 앞두고 주민 혼란을 막기 위한 사전 설명 차원이다. 북한은 올해 초 대화 국면이 열린 이후 지금까지 남북 관계 사안을 제외하고는 내부적으로 대외정책 관련 정보를 거의 공개하지 않았다.
가장 주목되는 대목은 김 위원장의 비핵화 언급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차 전원회의 때 핵무기를 ‘정의의 보검’이라 지칭하며 “장기간에 걸친 미제의 핵 위협으로부터 조국의 운명과 자주권을 지키기 위한 우리 인민의 피어린 투쟁이 안아온 고귀한 결실”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 위원장이 국제사회에 비핵화 의사를 공표한 뒤 열리는 이번 회의에서는 핵 보유 관련 입장 전환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김 위원장이 직접 ‘조선반도 비핵화는 선대의 유훈’과 같이 비핵화 의지 표명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내놓을 수도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이번 전원회의에서는 2013년 3월 전원회의에서 채택한 핵무력·경제 병진 노선을 수정하는 새로운 노선을 채택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새 노선에는 북한의 적극적인 비핵화 협상 의지와 대남, 대미, 대일 관계 개선 및 국제사회와의 평화 공존을 지향하는 내용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김 위원장은 남북 관계 개선 의지를 강력히 천명하면서 미국이 북한에 선의를 갖고 관계 개선에 나서면서 체제 안전보장 조치를 취한다면 핵을 포기할 수 있다는 입장을 강조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본격적인 협상이 열리지 않은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비핵화 의지를 밝히는 건 이르다는 이유에서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아직 정상회담 결과도 나오지 않았는데 그 전에 비핵화 관련 조치를 밝히는 건 자신들이 가진 카드를 미리 버리는 꼴이 된다”며 “회담 의제와 관련된 내용을 포괄적으로 언급하겠지만 비핵화를 직접 말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전원회의는 북한 집권당인 노동당의 핵심 정책 노선과 당 간부 인사 문제를 논의하는 자리다. 2013년 3월 전원회의 이후 2014, 2015년에는 열리지 않다가 2016년 5월 7차 당대회 때부터 매년 한 차례씩 정례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이번 회의는 지난해 10월 2차 회의 이후 6개월 만에 열린다. 2차 회의에서 대규모 당 간부 인사가 이뤄진 바 있어 3차 회의에서는 인사 문제가 안건으로 오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北, 오늘 노동당 전원회의… 전향적 비핵화 메시지 주목
입력 2018-04-20 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