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의 조카 살해 알고도… 돈만 챙긴 ‘증평모녀’ 여동생

충북 증평 모녀의 사인은 엄마 A씨(41)가 네 살배기 딸을 숨지게 한 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드러났다. A씨의 여동생 B씨(36)는 언니와 조카가 숨진 사실을 알고도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괴산경찰서는 전날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B씨에 대해 사기와 사문서위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19일 밝혔다. B씨는 언니의 통장과 도장, 신용카드를 훔쳐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지난해 11월 27∼28일쯤 언니에게서 전화를 받고 가보니 조카가 침대에 누워 있었고 언니는 넋이 나간 상태였다”며 “언니는 ‘아이에게 약을 먹였다. 2시간 후에 자수할 테니 한 시간만 곁에 있어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B씨는 “다음 달 4일 언니 집을 다시 찾아가보니 언니가 숨져 있었다”며 “언니의 신용카드와 휴대전화, 도장을 훔쳐 3일 뒤 마카오로 출국했다”고 진술했다. B씨는 “나라도 살고 싶어 신고할 수 없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B씨는 이후 경찰에 “올해 1월 2일에야 언니의 죽음을 알게 됐다”고 진술을 번복하는 등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여동생 B씨는 언니의 죽음과는 관련이 없다”며 “하지만 주거가 일정하지 않은데다 극단적인 선택을 할 가능성도 있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증평=홍성헌 기자adhong@kmib.co.kr

그래픽=이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