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성주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기지 시설 공사를 놓고 국방부와 반대 단체 간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미군 식당과 숙소 공사를 저지하려는 반대 단체와 공사를 더 늦출 수 없다는 군 당국 간 입장 차는 여전히 크다.
사드 반대 단체는 19일 “국방부는 미군 전용 식당과 미군 숙소 공사 등 계획한 모든 공사를 진행하겠다는 의사만 녹음기처럼 되풀이한다”면서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반대 단체는 “지붕 누수 공사와 오수처리시설 공사는 허용할 수 있다”고 했지만 국방부는 미군 식당 및 숙소 공사도 함께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대 단체는 ‘미군 시설 관련 공사가 결국 사드 최종 배치를 위한 공사 아니냐’고 의심한다. 국방부가 사드체계를 실제 운용하는 미군의 장기 주둔에 필요한 공사를 강행하려 한다는 주장이다. 반대 단체는 또 평화협정 체결 가능성을 거론하며 남북, 북·미 회담 이후 협상을 하자는 제안도 내놨다.
그러나 한·미 군 당국은 주둔 장병을 위한 시설 공사가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장마철 전에는 비가 새는 숙소 지붕 공사 등을 끝내야 한다는 것이다.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은 최근 사드 기지 내부를 공개할 수 있다는 입장을 주민 대표들에게 전했다. 정부 관계자는 “시설 공사에 필요한 통행이 보장되면 기지를 공개할 수 있다고 주민들에게 제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경찰력을 지원받아 반대 시위를 강제 해산할 수 있다는 뜻을 거듭 내비쳤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이제는 대화를 통해 원만히 해결하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판단되고 있다. 필요한 조치를 강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조치나 공사 시작 시점을 밝히지는 않았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사드 기지 시설 공사 협상 결렬
입력 2018-04-19 18: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