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으름장 놓는 수준 넘어 “그룹 하이라이트 비방 사례 수집”
소속사가 경찰에 고소장 제출… 세븐 소속사·YG도 강경 대응 예고
팬들이 증거 수집하고 지원해줘
가수들이 팬들과 함께 ‘악플러(악성 댓글을 다는 사람)와의 전쟁’에 나서고 있다. 과거에는 단순히 으름장을 놓는 수준에 불과했지만 최근에는 실제로 법적 대응에 나서며 악플러를 향해 칼을 빼 들었다.
그룹 하이라이트(사진)의 소속사 어라운드어스는 19일 “그동안 소속 아티스트를 비방해 피해를 주는 사례를 수집했다”며 “전날 법률사무소 소울을 통해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어 “명예훼손 및 모욕을 한 혐의(정보통신망법 위반)로 고소했다”며 “어떤 합의나 선처 없이 강경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이라이트의 강경 대응에는 팬들의 강력한 지원이 있다. 하이라이트의 팬들은 SNS와 이메일을 통해 악성 댓글을 제보하고, 자료 수집하는 방법을 공유하며 직접 증거를 수집하고 있다. PDF로 캡처를 해야 하고 주소가 나와야 하며, 날짜와 시간, 댓글 게시자의 아이디와 닉네임을 확보해야 한다는 식이다. 소속사들은 팬들의 제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가수 세븐도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소속사 일레븐나인엔터테인먼트는 지난달 말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모든 행위에 법적으로 강력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속사는 “세븐의 군 복무 중 성매매 관련 억측은 허위”라며 “국방부 내에서 조사를 통해 무혐의 판결을 받았는데도 각종 비방과 욕설이 끊이지 않아 고통의 시간을 보내왔다”고 토로했다.
악플러의 주요 대상이 되는 아이돌 그룹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YG엔터테인먼트와 SM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도 ‘무관용 원칙’을 내세웠다. 양현석 YG 대표는 “팬들의 요청에 따라 악플러를 강력 처벌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며 “지난 20년간 못한 게 아니라 안한 것뿐”이라고 밝혔다. JYP는 올 초 전문 로펌과 법무 법인을 통해 민·형사상 법적 대응을 진행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SM 역시 “팬 여러분이 수집한 위법 사례가 있다면 보내달라. 신중하게 검토한 뒤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공지했다.
권준협 기자 gaon@kmib.co.kr
팬 ‘지원사격’ 힘입어… ‘악플러와 전쟁’ 나서는 가수들
입력 2018-04-20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