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벤처펀드 11일만에 1조 돌파… 중소형 운용사 상품 인기

입력 2018-04-19 05:05
코스닥 벤처펀드의 누적 판매액이 출시 11일 만에 1조원을 돌파하는 등 훈풍이 불고 있다. 특히 중소형 운용사들의 펀드가 인기를 끌고 있어 주목된다.

코스닥 벤처펀드는 지난 5일 출시 이후 16일까지 누적 판매액이 1조1151억원을 기록했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18일 “최근 출시됐던 세제혜택 상품 중 자금유입 속도가 가장 빠르다”고 밝혔다. 2016년 3월 출시됐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는 가입액 1조원 달성에 1개월이 걸렸다. 아직 공모펀드 규모는 2487억원으로 사모펀드(8664억원)보다 적지만 증가 속도는 더 빠르다는 평가다.

특히 중소형 운용사들의 펀드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KTB자산운용이 출시한 ‘KTB코스닥벤처’는 지난 16일 기준 설정액이 1319억원으로 공모펀드 중 가장 많았다. 17일 펀드 매수 금액 기준으로 2350억원을 넘겼다. 출시 후 수익률은 0.14%다. 설정액 규모 상위 6개 펀드를 보면 대형 운용사의 펀드는 삼성자산운용의 ‘삼성코스닥벤처플러스’가 225억원으로 유일하다. 이 펀드는 자금이 급격히 쏠리면서 잠정적으로 판매를 중단(소프트 클로징)한 상태다. 자금이 몰린 다른 공모펀드는 ‘현대인베스트벤처기업&IPO’ ‘하나UBS코스닥벤처기업&공모주’ ‘브레인코스닥벤처’ ‘에셋원공모주코스닥벤처기업’ 등이다.

중소형사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건 중소형 운용사들이 그동안 벤처 투자에 전문성을 키워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코스닥 벤처펀드는 자산의 15% 이상을 벤처기업의 신규 발행 주식 등에 투자해야 한다. 벤처업계와 네트워크를 꾸준히 형성해 온 운용사들이 좋은 성과를 거둘 가능성이 높다. 대형 운용사들은 대형주나 해외주식 투자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중소형 운용사가 벤처 투자 분야에서는 더 실력 발휘를 할 수 있다는 평가다. 다만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11일, KB자산운용은 지난 16일 코스닥 벤처펀드 투자자 모집을 시작하는 등 상대적으로 출시시기가 늦었던 영향도 있다는 분석이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