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 플래그십 세단은 역사적으로 성공하지 못했다.
기아차 플래그십 세단의 시작은 엔터프라이즈다. 현대차가 기아차를 인수한 뒤 故 정주영 명예 회장이 시승해 보고 이렇게 좋은 차를 못 팔았느냐며 상당히 놀랐다고 한 차량이다. 하지만 기아차의 부도로 판매량은 절반으로 줄었다.
6년 만에 풀 체인지 모델로 선보이는 ‘THE K9’은 겉모습부터 달라졌다.
전면부는 풍부하고 섬세한 면처리와 아일랜드 파팅 기법이 적용된 후드, 빛의 궤적을 형상화한 주간주행등(DRL), 시퀀셜(순차점등) 방식의 턴시그널 램프가 적용된 ‘듀플렉스(Duplex) LED 헤드램프’등 고급감을 강조했다. 그동안 지적을 받았던 기아 엠블럼도 와인 빛 그러데이션과 입체적 자형으로 차별화했다. 휠베이스가 기존 모델 3045㎜에서 3105㎜로 늘어나 실내공간 역시 여유로운 공간성을 확보했다. 실내 디자인도 각 부분들의 연결감을 강화해 앞 좌석 운전자와 탑승자를 포근히 감싸고 있는 듯한 안락한 공간감과 안정감을 선사했다.
특히 ‘12.3인치 UVO 3.0 고급형 내비게이션’은 넓어진 홈 화면에서 다양한 위젯을 원하는 곳으로 재배치할 수 있다.
운전석에 앉았다. 유럽산 명품 천연가죽 소재가 리얼 스티치로 박음질 된 시트가 출발하기 전부터 편안함을 줬다. 시동을 걸자 디지털 계기판에 멋스럽게 빛이 들어왔다.
이날 시승한 차량은 3.3 터보 GDi 최상위 트림으로 시승 구간은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강원 춘천 더플레이어스GC까지 왕복 약 155㎞구간이었다.
시내 주행에서 정숙성은 마치 하이브리드처럼 조용했다. 주행 중 왼쪽 방향지시등을 켜자 왼쪽 계기판에 옆 차선의 모습이 들어왔다. 또한 터널 진입 전 열려있던 창문이 스스로 닫혔다.
고속도로에 진입한 후 스포츠 모드로 변경했다. 계기판이 빨간색으로 바뀐 후 rpm이 2000대로 상승했다. 시트도 허리를 꽉 잡아줬다. 속력을 냈다. 큰 덩치에 맞지 않게 힘차게 나아갔다. 오르막길로 구성된 와인딩 코스에서도 가볍게, 날렵하게 코스를 통과했다.
반환점에서 뒷좌석으로 이동했다. 운전자는 스포츠모드로 힘껏 달렸지만 뒷좌석은 편안하다. 깊은 숙면이나 노트북을 켜고 일을 할 수 있었다. 과속방지턱에서도 가벼운 출렁거림만 있을 뿐이다.
이날 연비는 10㎞/ℓ를 기록했다. 모든 것이 완벽했지만 차로유지보조 장치 등 운전자에게 도움을 줘야 할 시스템들이 너무 깊게 개입해 운전 중 시스템들을 꺼야만 했다. 라인업은 ▲3.8 가솔린 ▲3.3 터보 가솔린 ▲5.0 가솔린 등 세 가지 모델로 구성되며 판매가격은 5490만∼9330만원이다.
이훈 쿠키뉴스 기자 hoon@kukinews.com
[훈 기자의 시승車-기아 ‘THE K9’] 뒷좌석 노트북 작업 거뜬… 성공 예감
입력 2018-04-22 1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