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명령으로 다리가 불편한 영택의 가방을 매일 들어주는 아이 석우. 등굣길 영택의 자리에 가방을 갖다놓고, 수업이 끝나면 집까지 가방을 가져다주는 것으로 하루 일과가 끝난다. 그러나 반 친구들은 가방을 두 개 짊어지고 다니는 석우를 놀린다.
선생님이 시킨 일이니까 어쩔 수 없이 하고는 있지만 친구들에게 놀림 받는 건 싫다. 또 수업이 끝나면 친구들과 어울려 축구도 하고 싶다. 석우는 점점 영택이 불편해지기 시작한다.
아이들의 인성과 감성을 키울 수 있는 뮤지컬 ‘가방 들어주는 아이’의 줄거리다. 석우의 눈높이에 맞췄지만 예수의 마음인 사랑과 긍휼을 담고 있다. 최근 가족뮤지컬 공연이 이어지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앞두고 무대를 준비 중인 작품도 있다.
뮤지컬 ‘가방 들어주는 아이’는 초등학생 필독서로 국내에서 100만부 이상 팔린 고정욱 작가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다. 어릴 적 앓은 소아마비로 지체장애인이 된 고 작가는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좌절을 극복하고 어린이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동화책을 출간하고 있다.
뮤지컬을 제작한 고집센아이컴퍼니 조윤진 대표는 “생전 장애인이었던 사촌언니가 주변의 시선 때문에 힘들어했다”며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자연스레 남을 돕는 마음을 심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문화사역에 비전을 갖고 있는 조 대표는 “소외되고 아픈 이웃을 보살피셨던 예수님의 긍휼하심을 작품에 녹였다”며 “복음을 전면에 내세우지는 않지만 예수님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좋은 뮤지컬을 계속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가방 들어주는 아이’에선 문방구 아저씨를 눈여겨보자. 생일선물을 사야 하지만 돈이 없어 고민하는 석우에게 아저씨는 따뜻한 마음을 강조한다. 조 대표는 “저렴한 필통과 함께 마음의 선물을 전하라고 격려하는 문방구 아저씨에게서 예수님의 향기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캐스터네츠, 에그셰이커, 트라이앵글 등의 흥겨운 연주와 탭댄스, 쟁반 돌리기, 리본댄스를 곁들인 노래와 춤도 볼거리다. 오는 7월 1일까지 서울 양천구 목동 코바코홀에서 공연된다.
가족성장뮤지컬 ‘비커밍맘’은 결혼과 임신 출산 육아를 소재로 한다. 주인공 수연은 결혼했지만 아이가 생기지 않아 고민이다. 육아에 지친 친구 민희는 빡빡한 살림으로 일자리를 구해야 한다. 또 다른 친구 지은은 잘나가던 커리어우먼이지만 예기치 않은 임신으로 결혼과 출산에 괴로워한다. 수연의 남편 준호는 가장이 되는 무게를 가정과 사회, 직장에서 오롯이 느끼고 있다. 직장동료인 박 대리는 아이 셋을 둔 베테랑 아빠다.
이들 등장인물은 결혼과 임신을 고민하는 이 시대 청년, 젊은 부부를 대변한다. 그러나 이들은 서툴고 힘겨운 상황에 맞서 새로운 생명을 반갑게 맞이하고 감사해 한다. 또 어떻게 행복한 가정을 이룰지 지혜를 모은다.
‘비커밍맘’을 기획·제작한 세일링드림 김인남 대표는 “임신은 일생일대의 가장 행복한 순간이지만 그 이면엔 엄마가 되기 위해 겪어야 하는 육체·정신적 고통과 괴로움이 있다”며 “지나가는 축하가 아닌 충분한 지지와 응원을 보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결혼과 출산을 버겁게 여기는 젊은이들에게 작품을 통해 분명한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며 “생명을 품는다는 것은 하나님이 엄마에게 주는 인생 최고의 복”이라고 했다.
예비부부나 신혼부부는 물론 자녀의 손을 잡고 온 가족이 함께 보면 좋을 것 같다. 다음 달 25∼27일 네 차례 서울 강동구 강동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11월부터는 서울 대학로 동양예술극장에서 장기 공연에 들어간다.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
소외되고 아픈 이웃 보살피고… 행복한 가정 이루기 고민하고…
입력 2018-04-20 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