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의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후보지가 5곳으로 압축된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지 중 미국은 포함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플로리다 마러라고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회담 장소로 5곳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장소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후보지 중 미국이 포함되느냐’는 질문에는 “아니다”라고 말해 워싱턴이나 하와이, 괌 등 미국 영토 안에서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은 배제했다.
로이터 통신은 미 행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동남아시아와 유럽을 회담 장소로 할지 논의 중에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동안 평양과 판문점, 스웨덴 스톡홀름, 스위스 제네바, 몽골 울란바토르 등이 회담 장소로 전망돼 왔다고 소개했다.
동남아와 관련해선 베트남이나 싱가포르, 태국 등이 후보지로 거론된다. 베트남은 북한을 지지하는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이고, 과거 미국과 전쟁을 치렀음에도 지금은 군사적, 경제적으로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아울러 사회주의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개혁개방을 통해 경제적 발전도 이뤄냈다. 북한이 향후 발전 모델로 삼을 만한 나라인 것이다. 싱가포르나 태국에도 북한대사관이 있어 후보지로 꼽히고 있다.
울란바토르도 최근 후보지로 급부상했다. 몽골 정부가 세기적인 북·미 정상회담을 유치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선 것이 영향을 미쳤다. 몽골은 1992년 독자적으로 ‘비핵국가’를 선포했으며 비핵화 협상을 벌이기에는 안성맞춤인 장소라는 주장을 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몽골이 물리적으로 멀지 않은 이웃 국가이면서 같은 사회주의 국가라는 점에서 유치 제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스웨덴과 스위스는 중립국이라는 점에서 후보지로 거론된다. 다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전용기가 중간급유 없이 유럽까지 장거리 여행을 하기는 어렵다는 얘기도 있다.
북한은 당초 평양을 제안했지만 백악관이 거부 반응을 보이면서 회담 장소로 채택될 가능성은 적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하면 불량국가인 북한을 정상국가로 예우하는 모양새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고 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북미회담, 몽골·동남아·유럽 등 제3국 가능성
입력 2018-04-19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