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화재는 방화문이 문제 소방대 대응 부실도 화 키워”

입력 2018-04-18 18:34

1층 주계단에 방화문 없어 주차장 화재 열·연기 못 막아
소방대 인력배분 등 대응 미흡

29명의 목숨을 앗아간 지난해 12월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당시 방화문과 방화구획 등 건축구조가 규정대로 되어 있었다면 1시간 이상의 생존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합동조사단은 18일 충북 제천시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제천 화재 2차 합동조사단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단은 유가족이 추천한 전문가 2명과 유가족 2명이 참관인으로 참여해 지난 1월 15일부터 4월 12일까지 2차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1층 주 계단에 방화문이 없어 주차장 화재의 열과 연기를 막아주지 못했다. 1층 내부와 비상계단을 연결하는 방화문은 문 닫힘 방지장치(이른바 말발굽)가 설치되는 등 출입문처럼 사용됐고 화재 당시에도 열려 있었다. 8층과 9층에 불법으로 증축된 부분에도 방화문이 시공되지 않았다.

유가족 등이 제기했던 소방헬기로 인한 바람의 영향으로 화재가 확산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약하게 건물 내부로 공기가 유입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조사단은 현장 소방대의 대응부실이 피해 확산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했다. 조사단은 현장지휘관이 2층에 생존자가 있다는 것을 알고도 1층 주차장과 LPG탱크, 3층과 8층, 9층 등의 구조 요청자 등 눈앞에 보이는 상황에 몰두했던 것으로 판단했다. 비상계단으로 진입하거나 관창을 들고 진입했다면 일부라도 생존상태로 구조할 가능성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변수남 조사단장은 “이번 사고는 건축구조 문제로 인해 급격히 화재가 확산됐고 생존시간이 단축됐다”며 “현장 정보를 파악하지 못해 지휘가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유가족들은 입장문을 통해 “합동조사 결과를 시금석 삼아 화재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구축함으로써 고인들의 희생을 위무하고 유가족들의 고통을 달래 주길 간청한다”고 밝혔다. 제천시는 21일 오후 2시 제천어울림체육관에서 희생자 합동 영결·추도식을 열 예정이다.

제천=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