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생한 이상저온 현상으로 꽃이 피기 시작한 과일나무 등 농작물이 대거 피해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7∼8일 최저 기온이 영하 5도∼영하 1도까지 떨어지면서 6121㏊의 농작물에 저온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18일 밝혔다. 여의도 면적(290㏊)의 21.1배에 달하는 규모다. 과일 농가의 피해가 가장 컸다. 전체 피해 면적의 82.4%인 5046㏊가 배 등 과일이었다. 이외 특작물(762㏊) 밭작물(194㏊) 채소(119㏊) 순으로 피해가 접수됐다.
4월에 저온 현상이 나타난 것은 기후변화가 원인이다. 극지의 빙하가 녹으면서 발생한 차가운 공기가 한국으로 유입됐다. 어제오늘 발생하는 현상이 아닌 만큼 피해도 지속적이다. 2013년에는 1∼4월에 2만8786㏊의 이상기후 피해가 발생해 복구비로만 289억원의 예산이 소요됐다. 2014년에도 4월 저온 현상으로 3498㏊ 규모의 농작물이 냉해를 입었다.
수년간 반복돼 온 현상이지만 피해 복구 지원 외에는 뾰족한 묘수가 없는 상황이다. 농식품부와 농촌진흥청이 기후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품종을 개발해도 현장 도입은 지지부진하다. 특히 과일은 냉해보다 폭염에 견딜 수 있는 품종 개발을 우선하다보니 이렇다 할 대안 품목이 없다. 과일은 한 번 품종을 바꾸면 수익이 날 때까지 상당 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농민들의 관심도 떨어진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홍로’ 같은 개량 품종도 도입에 15∼20년이 걸렸다”며 “공산품처럼 품종을 바꾸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
4월 이상저온 불과 이틀간… 여의도 21배 농작물 냉해
입력 2018-04-19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