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갈등’ 출구 찾는 트럼프… “푸틴과 정상회담 원해”

입력 2018-04-17 19:42
지난 해 11월 11일 베트남의 다낭에서 열린 APEC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면충돌을 피하며 시리아 화학무기 공격 사태를 둘러싼 갈등을 수습하는 모양새다. 러시아에 대한 신규 제재 카드를 뒤로 물렀고,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원한다는 입장까지 내놨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화학무기 공격에 연루된 러시아 기업들에 가하려던 신규 제재에 제동을 걸었다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전날 CBS방송에서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16일 러시아에 대한 신규 제재 조치를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었다. WP는 소식통을 인용해 헤일리의 러시아 제재 발언은 미 정부가 검토 중인 여러 대응 조치 중 하나일 뿐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승인을 한 사항이 아니었다고 전했다.

미 정부 관계자들은 새 기폭제가 없는 한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 방안을 승인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 정부는 자국 주재 러시아대사관에 대한 제재도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언론 브리핑에서 트럼프·푸틴 간 정상회담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대통령은 여전히 그(푸틴)와 함께 앉고 싶어 한다”고 답변했다. 이어 “대통령은 미·러가 좋은 관계를 갖는 게 세계를 위해 더 낫다고 느낀다”고 전했다.

중동 전문매체 알모니터는 서방의 시리아 공습이 미국과 러시아의 체면을 모두 살렸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확전을 피하면서 화학무기 사태를 응징했고, 러시아는 시리아를 통해 영향력을 과시했다는 것이다. 알모니터는 양국이 시리아 공습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조율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시리아에 파견된 화학무기금지기구(OPCW) 조사단은 화학무기 공격이 의심되는 동구타 두마 지역에 18일 도착해 현장조사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