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다시 열린 ‘드루킹 자료창고’… “文 공격기사 막아” 대선개입 정황

입력 2018-04-17 18:53 수정 2018-04-17 22:11
김모(닉네임 드루킹)씨가 활동한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의 온라인 대화방 캡처 화면. 김씨는 이 대화방에서 구체적인 댓글 조작 방법을 설명하거나(왼쪽 사진) 문재인정부를 '제수이트(예수회) 정권'이라고 표현했다. 경공모 회원 제공

2016년 10월 “민주당 권리당원 돼 경선서 문재인 지켜줘야”
후보 확정 후 “文 공격기사 막지 않았다면 치명타 입었을 것”

“文 지키기 칼 뽑아들었다 경공모와 온라인 가입 운동”
“이재명은 동교동 히든카드 文 탈락시키려는 흉계 막아야”


댓글 조작 의혹 사건으로 구속된 김모(48·닉네임 드루킹)씨가 자신이 주도하는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을 통해 지난해 초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 개입을 시도한 정황이 17일 드러났다.

김씨는 2016년 10월 네이버 블로그 ‘드루킹의 자료창고’에 “정권교체를 열망한다면 당장 해야 할 일은 민주당에 가입해 권리당원이 된 뒤 대선 경선에서 문재인을 지켜주는 것”이라고 썼다. 한 달 전인 9월에는 “문재인을 지키기 위해 칼을 뽑아들겠다”며 “지금 이 상황은 저를 두 손 놓고 있을 수 없게 만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드루킹과 경공모는 ‘민주당 온라인 가입운동’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대선 경선에서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려면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김씨의 블로그는 전날까지 비공개 상태였는데 17일 일부 글이 공개됐다.

김씨가 언급한 ‘지금 이 상황’은 이재명 성남시장의 민주당 대선 경선 참여를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씨는 당시 이 시장을 ‘동교동(김대중 전 대통령 가신그룹)의 히든카드’라고 지목하며 “동교동이 문재인을 대선 후보에서 탈락시키려는 흉계를 막아야 한다”고 했다.

김씨는 문재인 대통령이 민주당 경선에서 대선 후보로 확정된 다음 날인 지난해 4월 4일 블로그에 “2016년 9월부터 2200명이 넘는 민주당 권리당원을 만들었다”며 “저도 광주 서울 등 대선 후보 경선에 모두 참여했다”고 썼다. 이어 “(경선 과정에서) 문재인 공격 기사를 하루에 50개씩 쏟아내던 언론을 잊지 못한다. 깨어있는 시민들이 막지 않았다면 치명타를 입었을 수 있다”고 했다. 김씨의 지시에 따라 경공모가 경선 개입과 댓글 작업을 병행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