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미투’ 촉발 등 3부문 수상
‘트럼프-러시아 스캔들’ 보도한 WP·NYT는 국내부문 공동 수상
켄드릭 라마 래퍼 첫 수상 영예
그들의 보도는 세상을 거세게 흔들었다. 권력으로 수십년간 여성들을 성적으로 착취하던 할리우드의 큰손이 쫓겨났다. 현직 대통령이 상원 후보로 밀었던 전직 대법관은 추악한 과거를 들켜 정계에서 사라졌다. 침묵하던 사람들은 혼자가 아니라는 데 용기를 얻고 함께 큰소리로 말하기 시작했다.
미국 퓰리처상 이사회는 16일(현지시간) 뉴욕 컬럼비아대에서 올해 퓰리처상 수상작을 발표했다. 전 세계에 미투(#MeToo) 운동을 촉발시킨 성폭력 의혹 보도와 러시아 스캔들 보도가 큰 주목을 받았다. 뉴욕타임스(NYT)는 3개 부문을 석권해 지난해에 이어 최다부문 수상의 영예를 차지했다.
공공부문 보도에서 NYT는 주간 뉴요커와 함께 거물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폭력 사건을 보도해 상을 받았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해 앨라배마 주 상원 보궐선거에 공화당 후보로 나섰던 로이 무어 전 연방대법관의 미성년자 성폭력 전력을 들춰내 탐사보도부문상을 받았다. 이 보도로 공화당은 텃밭인 앨라배마 주에서 25년 만에 패배했다.
NYT와 WP는 러시아 스캔들을 파헤친 기사로 국내보도 부문상을 공동수상했다. 현재 진행 중인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 수사를 촉발시킨 보도다. 퓰리처상 이사회는 “깊이 있고 거침없는 보도로 러시아의 대선개입과 도널드 트럼프 대선 캠프, 인수위, 정부까지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알렸다”고 평가했다.
속보사진 부문에선 지난해 8월 버지니아주 샬러츠빌 차량돌진 테러 장면을 찍은 사진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당시 백인우월주의자 남성이 극우파 반대행진 시위대에 차량을 들이받아 수많은 사상자를 냈다. 현재 EPA 통신 소속인 사진기자 라이언 켈리가 상을 받았다. 로이터 통신은 위기에 처한 미얀마 로힝야족 난민들의 모습을 세상에 알려 피처사진부문상을 받았다.
문화 분야에선 래퍼 켄드릭 라마가 인종·사회 갈등을 다룬 앨범 ‘DAMN’으로 음악부문상을 받았다. 래퍼가 퓰리처상을 받은 건 처음이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미투’ ‘러 스캔들’ 퓰리처상 석권
입력 2018-04-17 20:14 수정 2018-04-17 21: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