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공무원, 보스턴 마라톤 깜짝 우승

입력 2018-04-17 18:37 수정 2018-04-17 21:45
일본의 가와우치 유키가 17일(한국시간)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122회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서 남자부 출전 선수 중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AP뉴시스

일본 현역 공무원인 가와우치 유키(31)가 세계 최고 권위와 전통을 자랑하는 보스턴 마라톤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가와우치는 17일(한국시간) 열린 제122회 미국 보스턴 마라톤에서 2시간15분58초의 기록으로 남자부 출전자 중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 대회 남자부에서 일본인이 우승하기는 1987년 세코 도시히코 이후 31년 만이다.

레이스에서 줄곧 뒤처져 있던 가와우치는 막판 2㎞를 남겨두고 스퍼트를 올리며 역전극을 펼쳤다. 우승 직후 가와우치는 “오늘은 내 인생 최고의 순간”이라며 “보스턴 마라톤은 세계 최고의 레이스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가와우치는 일본 사이타마현의 한 고등학교에서 근무하는 사무직원이다. 고교 시절 육상을 시작했지만 성적이 좋지 못했고, 부상을 당했다. 대학 진학 이후엔 마라톤을 동아리 활동으로 했다. 그는 대학 졸업을 앞두고 육상 실업팀에 입단하지 않고 공무원 취업을 택했다. 이후 사이타마현청 동아리에서 활동하며 마라톤과의 인연을 이어갔다.

꾸준히 기량을 끌어올린 가와우치는 2011년 2월 도쿄 마라톤에서 2시간8분37초를 기록하며 10분대의 벽을 깼고,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선 2시간12분42초의 기록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어 화제를 낳았다. 우승자와는 불과 4초 차이였다.

남자부 2위는 케냐의 지오프리 키루이(2시간18분23초), 3위는 미국의 샤드락 비워트(2시간18분35초)가 차지했다.

한편 여자부에서는 미국의 데시리 린덴(2시간39분4초)이 미국 선수로는 33년 만에 우승하는 기쁨을 누렸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