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류’… 에이스 커쇼와 원투펀치급 활약

입력 2018-04-17 18:37
LA 다저스의 류현진이 1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에서 열린 2018 미국프로야구(MLB) 정규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의 경기에서 1회말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6이닝 3피안타 9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한 류현진은 시즌 2승째를 수확했다. AP뉴시스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피칭… 에이스 커쇼와 원투펀치급 활약
팀의 두 차례 연승 기록 만들어내 2∼4선발 붕괴된 다저스의 구세주


최근 실력만 놓고 보면 입지가 불안한 5선발이 아니라 팀내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와 더불어 거의 원투펀치급이다. LA 다저스 류현진이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선보이는 빛나는 호투로 시즌 2승째를 챙기며 팀내 입지를 단단히 했다.

류현진은 17일(한국시간) 미국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MLB)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1피홈런) 9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류현진은 6-2로 앞선 가운데 마운드에서 물러났고 이후 다저스가 10대 3으로 승리해 1승을 추가했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2.87이 됐다.

류현진은 빼어난 제구력에다 완급조절로 상대를 요리했다. 총 93개의 공을 뿌렸는데 스트라이크가 57개였고 볼넷은 단 하나도 없었다. 또 패스트볼과 커터, 낙차 큰 커브, 체인지업 등을 골고루 섞으며 타자의 타이밍을 뺏었다.

특히 류현진은 4개의 패스트볼을 결정구로 던져 모두 삼진을 잡아냈다. 빠른 볼의 최고 시속은 148㎞에 머물러 MLB 강속구와는 거리가 있었지만 스트라이크 존 곳곳을 찔렀고 느린 변화구를 곁들이며 타자를 제압했다. 지능적인 투구로 경기를 유리하게 끌고 간 것이다. 다만 지난 등판 때 재미를 봤던 커터는 좋지 않았다. 류현진은 2회말 헌터 렌프로에게 2루타를 내준 뒤 크리스티안 비야누에바에게 투런포를 얻어맞았다. 피안타 3개 구종이 모두 커터였다.

최근 2∼4선발이 붕괴된 다저스로서는 류현진의 활약이 반갑기만 하다. 최근 커쇼와 류현진을 제외한 선발투수들이 잇달아 무너지면서 고민이 컸다. 지난 12일 알렉스 우드가 3⅔이닝 동안 7실점이나 내주는 등 올 시즌 2패, 평균자책점 5.09에 그쳤고 마에다 겐타는 14일 애리조나를 상대로 2⅔이닝(5피안타 5실점 2자책)만 던지고 조기강판했다. 마에다는 올 시즌 1승 1패·평균자책점 2.08로 표면적으로는 준수한 성적을 냈지만 선발 투수로 소화한 이닝은 7⅔이닝에 불과해 안정감을 주지 못하고 있다. 리치 힐도 15일 5이닝 7실점으로 고전했으며 시즌 평균자책점이 6.00이나 된다.

다저스는 최근 11경기에서 4승 7패를 거뒀다. 4연패 뒤 2연승, 3연패 뒤 2연승을 기록했다. 두 차례 연승을 류현진과 커쇼가 합작했다. 현재로는 사실상 다저스 연패 브레이커의 확고한 듀오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미국 스포츠 매체 SB 네이션은 “류현진이 6이닝 동안 자신의 옛 모습을 보여줬다. 그는 최근 두 차례 등판에서 17개의 삼진을 솎아냈다”고 전했다. 또 “류현진이 2경기 연속 8개 이상의 삼진을 기록한 것은 2013년 4월 26일 뉴욕 메츠전과 5월 1일 콜로라도전 이후 처음”이라고 소개했다. 류현진을 상대한 렌프로는 지역 매체를 통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좋은 스윙을 하지 못했다. 류현진은 정말 좋은 공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