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티와 성경의 세계로 15년간 평신도들 친절히 안내

입력 2018-04-19 00:00
목회자가 아닌 일반 신자들 사이에서 큐티와 성경읽기의 가이드북으로 자리 잡은 두 책이 최근 증보판으로 새롭게 선보였다. 픽사베이
오랜 기간 신학 수업을 받은 목회자들은 성경을 조망할 수 있다. 물론 목사가 된 뒤에도 일생 성경을 연구하는 목사들은 성경을 읽을 때 단편적으로 보지 않고 역사적 배경과 예수 그리스도와의 연결점 등을 살필 수 있는 훈련이 돼 있다. 평신도들은 어떨까. 성경 전체를 보는 눈이 없다 보니 이해의 범위가 좁다. 통독을 시작해도 창세기만 읽다 덮기 일쑤다. 완독에 성공하더라도 내용까지 이해하는 건 요원하다. 평신도들도 훈련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 또한 막막하다. 마땅한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15년 전 기독 출판계에 조심스레 발을 디딘 두 권의 책이 있었다. ‘날마다 큐티하는 여자’(QTM)와 ‘어? 성경이 읽어지네’(성경방). 그동안 이 책들은 평신도를 큐티와 성경읽기의 세계로 인도하는 좋은 가이드가 돼 왔다.

저자인 김양재 우리들교회 목사와 이애실 ㈔생터 성경사역원 대표는 약속이라도 한 듯 최근 증보판을 펴냈다. 두 책은 평신도들이 성경을 쉽게 읽고 성경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친절하게 이끄는 가이드다. 오랫동안 인기를 끄는 비결은 결국 독자를 향한 저자들의 친절함 때문이 아닐까.

우리나라에 큐티 목회를 처음 선보인 김 목사는 “큐티를 삶의 중심에 세우는 건 결국 구원을 향한 첩경에 들어서는 것”이라면서 “큐티를 삶 속에 녹여내는 노하우를 책에 담았다”고 말했다. 그는 “단순히 증보판이 아니라 대대적으로 개정해 사실상 새 책”이라며 “책 말미엔 큐티 설교도 수록해 목회자들에게도 유익하다”고 설명했다.

책의 토대는 에스겔다. 김 목사가 평신도 시절 에스겔서를 읽고 묵상한 경험이 책의 소재가 된 것이다. 48장으로 구성된 에스겔서는 성경에서 가장 난해한 책 중 하나. 시작부터 금속처럼 반짝이는 ‘네 생물’이 등장하는 꿈 이야기가 나오는 예언서다. 하필 이렇게 어려운 책으로 평신도 가이드북을 만든 이유는 뭘까. “에스겔서가 어렵죠. 하지만 에스겔서에서 제 모습을 봤습니다. 시집살이하고 남편 때문에 마음 졸이고 살면서도 신앙을 붙들고 사는 내 모습과 고난 속에서도 구원의 길을 따라 걸어가는 에스겔의 삶이 비슷하더군요. 보통 교인들의 삶도 이와 비슷하잖아요. 고난 속에 있는 이들이 이 책을 통해 위로를 받았던 게 결국 인기의 비결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대표는 자신의 책이 스테디셀러가 된 이유에 대해 “한국 아줌마들이 원래 남을 잘 배려하고 상대방을 깊이 이해한다”면서 “아줌마의 힘이 인기 비결”이라며 웃었다. 서울 강남구 다애교회 이순근 목사의 사모이기도 한 이 대표는 개정증보판에서 창세기 부분을 대폭 강화했다. 이를 위해 원래 한 권이던 책을 구약과 신약으로 분리했다. “드라마도 1회를 제대로 이해해야 그다음이 쉽게 이해되죠? 성경도 창세기를 잘 이해해야 합니다. 문제는 수 천 년 전 이야기다 보니 낯설고 어렵습니다. 그래서 다시 쓴 책에선 창세기의 역사적 배경과 당시 문화상 등을 접목해 최대한 쉽게 설명했습니다. 도입부를 쉽게 이해하도록 배려한 것이죠. 누구라도 책만 따라오면 성경을 이해하면서도 완독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선교지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이미 영어와 스페인어 중국어 몽골어 등 여러 언어로도 번역됐다. 선교지에서도 현지인 사역자를 양육하는 교재로 활용되고 있는 세계적인 인기 서적이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