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희, ‘울릉천국 아트센터’ 기증

입력 2018-04-17 20:14
사진=뉴시스

가수 이장희(71·사진)가 통기타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그는 테이블에 걸터앉아 지그시 눈을 감더니 특유의 중후한 목소리로 자신의 노래 ‘내 나이 육십하고 하나일 때’를 불렀다.

‘내 나이 육십하고 하나일 때/ 난 그땐 어떤 사람일까/ 그때도 사랑하는 건 나의 아내 내 아내뿐일까/ 그때도 울 수 있고 가슴속엔 꿈이 남아있을까….’

17일 그의 노래가 울려 퍼진 장소는 서울 중구의 한 식당이었다. 울릉도에 만들어진 공연장 ‘울릉천국 아트센터’를 소개하는 기자간담회 자리였다. 이장희는 아트센터 건립을 위해 울릉군 북면에 있는 자신의 땅 1652㎡(약 500평)를 울릉도에 기증했다.

“공연장이 완공된 뒤부터 울릉도에 사는 연주자들과 공연을 준비해 왔어요. 40여년 만에 음악이 제 삶의 ‘1순위’가 됐습니다. 음악 하는 즐거움이 무엇인지 느끼고 있어요.”

아트센터는 지하 1층에 지상 4층 규모로 지어졌다. 카페와 전시장까지 갖추고 있다. 개관일은 다음 달 8일이다. 이장희는 이때부터 오는 9월 15일까지 매주 화·목·토요일에 상설 공연을 연다. 날짜가 확정되진 않았지만 송창식 윤형주 등 ‘쎄시봉 멤버’가 출연하는 무대도 선보일 계획이다. 이장희는 “관객이 얼마나 올지 걱정”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울릉도는 인구가 1만명 정도입니다. 하지만 관광객이 많을 땐 하루에 3000명 정도 오니까 그분들 가운데 100명 정도만 공연장을 찾아도 기쁠 것 같습니다. 상설 공연을 일단 3개월 정도 갖기로 했는데, 관객들이 물밀 듯이 오면 연장할 수도 있습니다(웃음).”

이장희는 그동안 수차례 울릉도를 향한 애정을 드러내곤 했다. 그가 울릉도와 인연을 맺은 건 1996년. 오랜 미국 생활을 끝내고 우연히 이 섬을 찾은 이장희는 울릉도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2004년엔 울릉도로 거주지를 옮겼고, 2011년엔 울릉도를 예찬하는 노래 ‘울릉도는 나의 천국’을 발표했다. 이장희는 “울릉도는 정말 아름다운 섬”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공연 티켓은 20일부터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서 예매할 수 있다. 가격은 화·목요일은 3만5000원, 토요일은 4만원이다. 울릉도 주민은 모든 공연을 1만원에 볼 수 있다.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