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이 열흘도 안 남았다. 국내 상황은 김기식 금융감독원장 사퇴와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연루된 댓글조작 사건으로 뒤숭숭하다. 그러나 회담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한반도 비핵화 여정의 단초를 열 이번 회담을 눈앞에 두고 집중력이 흐트러져서는 안 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청와대에서 회담 준비위원회 전문가 자문단과 간담회를 가졌다. 임종석 회담 준비위원장은 기자회견을 갖고 회담 전에 서훈 국정원장이나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평양을 방문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회담을 TV로 생중계하는 방안도 북측과 협의중이라고 말했다. 의전·경호·보도 분야 실무접촉은 18일 열린다. 19일이나 20일쯤 두 번째 남북 고위급 회담을 열어 전반적인 사항을 조율한다.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핫라인이 20일쯤 설치돼 첫 전화 통화가 다음 주 중에 열릴 가능성이 있다.
비핵화 방식을 놓고 한국과 미국, 북한의 입장이 다르다. 김 위원장은 단계적·동시적 비핵화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속전속결식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주장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일괄타결 후 단계적 이행을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 간극을 메우기 위해 정부는 모든 역량을 동원하고 지혜를 모아야 한다. 남북 정상회담에서 첫 단추를 어떻게 끼우느냐에 따라 북·미 정상회담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남북 정상회담은 5월 말 또는 6월 초에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 성공을 위한 징검다리 역할에 의미를 둬야 한다. 우리 정부가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과욕을 부려선 안될 것이다. 비핵화의 최종 매듭은 결국 북·미 정상회담에서 풀 수밖에 없다.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 구축을 위한 마지막 기회나 다름없다. 여야 정치권도 양대 정상회담 성공을 위해 협조해야 한다.
[사설] 정국 뒤숭숭해도 남북 정상회담 치밀하게 준비해야
입력 2018-04-18 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