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종학 장관도 ‘더좋은미래’에 후원금 땡처리

입력 2018-04-16 23:42 수정 2018-04-17 01:04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9대 국회의원 임기 종료 직전 남은 정치자금 전부를 더불어민주당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에 후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기식 금융감독원장과 마찬가지로 국회의원 임기 말 정치자금을 더좋은미래에 ‘땡처리’한 것이다.

1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19대 국회의원 정치자금 수입·지출 보고서에 따르면 홍 장관은 임기 종료를 사흘 앞둔 2016년 5월 26일 더좋은미래에 정치자금 422만1830원을 후원했다. 남은 정치자금 전액이었다. 십원 단위까지 모두 더좋은미래에 후원함으로써 홍 장관의 정치자금 잔액은 0원이 됐다. 김 원장도 19대 국회의원 당시 임기 종료 열흘 전인 2016년 5월 19일 더좋은미래에 5000만원을 후원했다.

더좋은미래는 민주당 초·재선 의원들 모임이다. 홍 장관과 김 원장은 창립멤버다. 김 원장뿐 아니라 홍 장관도 남은 정치 후원금을 자신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단체에 ‘몰아주기’한 셈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김 원장의 후원에 대해 “부담 금액을 명확히 규정하지 아니한 때에 종전의 범위를 현저히 초과하는 금액을 납부하는 것은 공직선거법에 위반한다”고 판단했다. 김 원장은 평소엔 정치자금으로 더좋은미래에 월 20만원씩 후원했는데, 갑자기 5000만원을 후원한 게 위법이라는 판단이다.

홍 장관도 평소엔 정치자금을 월 20만원씩 더좋은미래에 후원했다. 2016년 5월 20일에도 더좋은미래에 20만원을 후원했다. 그리곤 6일 후 또 남은 정치자금 약 422만원을 한꺼번에 후원한 것이다. 422만원이 종전의 후원 범위인 20만원을 ‘현저히 초과하는 금액’인지가 위법성을 판단하는 핵심이 된다.

선관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위법성을 판단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김 원장이 ‘땡처리 후원금’의 위법성 때문에 사퇴한 상황에서 홍 장관의 후원금에 대한 논란도 불가피해 보인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국회의원들 후원금을 전수조사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윤성민 기자 wood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