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술 혁명가’ 펩, EPL마저 정복하다

입력 2018-04-16 19:14
호셉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맨시티) 감독이 지난 15일(한국시간) 열린 토트넘 홋스퍼와의 2017-2018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정규리그 경기에서 선수들을 지휘하고 있다. 16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웨스트브로미치 알비온에 0대 1로 패해 맨시티는 남은 경기에 상관없이 리그 우승을 확정했고, 과르디올라 감독은 EPL 입성 두 시즌 만에 우승을 차지하며 스페인·독일·잉글랜드 리그를 모두 석권하는 감독에 등극했다. AP뉴시스

‘전술 혁명가’ 호셉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맨시티) 감독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세계적 명장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다만 최근 몇 년간 유럽축구 최고 제전인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우승 길목에서 번번이 미끄러지며 팬들의 눈높이를 충족시키지 못한 부분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게 됐다.

맨시티는 16일(한국시간) 2017-2018시즌 EPL 우승을 확정지었다. 리그 2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가 최하위 웨스트브로미치 알비온에 0대 1로 패하면서 승점에 여유가 있는 맨시티가 남은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왕좌에 오른 것이다.

맨시티 우승의 주역은 단연 과르디올라 감독이다. 그는 2008-2009시즌부터 FC 바르셀로나를 지휘, 3시즌 연속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우승을 이끌었다. 무대를 독일 분데스리가로 옮긴 뒤인 2013-2014시즌부터는 바이에른 뮌헨의 3시즌 연속 리그 우승도 견인했다. 2016년 초 EPL에 입성, 맨시티 지휘봉을 잡은 과르디올라는 첫 해에는 다소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곧바로 정상 등극에 성공했다. 스페인 독일 잉글랜드 리그를 모두 평정한 것이다.

올 시즌 과르디올라 감독은 케빈 더 브라위너를 축으로 세르히오 아구에로, 라힘 스털링, 카일 워커 등의 공수 전환 속도를 높이고 높은 점유율의 전술을 통해 절대강자의 팀으로 맨시티를 거듭나게 했다. 지난 2월엔 잉글랜드 풋볼리그(EFL)컵인 카라바오컵 우승도 차지했다.

유일하게 아쉬운 부분은 바로 UCL 탈락이다. 팀의 기세를 봤을 때 올해가 UCL 우승컵을 들 최적의 시기라는 평을 들었지만 8강전에서 같은 리그의 리버풀에 일격을 당했다. 트레블(UCL·리그·컵 대회 우승)도 물건너갔다.

최근 축구팬들은 갈수록 리그가 아닌 UCL 우승을 진정한 팀 능력의 바로미터로 여기고 있다. 따라서 2008-2009시즌과 2010-2011시즌 UCL을 제패한 과르디올라 감독을 바라보는 팬들의 눈높이는 상당히 높다. 리그 우승을 밥먹듯이 해도 7년째 UCL 무관에 그친 과르디올라 감독에 대한 비판이 적지 않은 이유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UCL이 유럽 축구리그의 포스트시즌처럼 되면서 팬들의 주목도가 높아져 과르디올라 감독이 더욱 신경을 써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위원은 “과르디올라 감독이 9개월간의 EPL 대장정을 치르면서 압도적 성적으로 우승을 이룬 것은 칭찬해야 한다”면서도 “다음 시즌엔 UCL을 위한 선수단 관리 및 전술적 판단 등을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