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후기 왕비가 쓰던 도장 ‘내교인’ 출토

입력 2018-04-16 21:18

서울 종로구 서촌에서 조선시대 왕비의 인장인 내교인(內敎印·사진)이 출토됐다.

문화재청은 발굴조사 중인 ‘서울 종로구 통의동 70번지’ 유적에서 조선 후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내교인(너비 4×4㎝, 높이 5.5㎝) 1점과 보다 작은 크기의 소내교인(너비 2×2㎝, 높이 2.9㎝) 1점을 찾았다고 16일 밝혔다. 내교인은 국립고궁박물관에 두 점이 있으나 발굴조사 중 출토된 사례는 처음이다.

조사 중인 유적은 경복궁 서문인 영추문 서쪽에 위치한다. 주변에는 조선시대 관청인 사재감 터와 21대 왕 영조의 사가였던 창의궁 터가 인접해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왕비 도장이 궁궐 바깥에서 출토된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며 “대한제국 이후 혼란기를 겪으면서 분실됐거나 도난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인장은 인면(印面)에 각각 ‘내교(內敎)’라는 글자가 전서체(篆書體·중국 진시황이 제정한 서체로 도장에 많이 사용함)로 새겨져 있다. 둘 다 충견(忠犬) 형상으로 짐작되는 동물 모양 손잡이가 있다. 내교인의 손잡이 동물이 정면을 보고 있다면, 소내교인 동물은 고개를 약간 위로 향했다.

문화재청은 두 인장을 국립고궁박물관으로 이관해 보존처리와 분석 과정을 거쳐 성분과 주조 기법, 제작 시기 등에 관한 정밀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